시장에 갔다가 시장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자색양파 모종이 눈에 뜨이었다. 자색 양파를 사먹기만 하다가 모종을 처음 만났으니 그냥 무조건 반가웠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겠는가?
마침 누가 한단 중 반단을 사가고 남은 반단이 있었다. 4,000원 지불하고 구입하였다.
구입하고도 심을 시간이 없어서 며칠 봉지에 누워 있던 양파 모종, 그 속에 담겨 구부러진 상태로 자라고 있었다. 헤아려보니 무려 132개였다.
뿌리가 아주 튼튼해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지난 여름 고추 심은 고랑에 심기로 했다. 東이 괭이로 흙을 대충 파고 그 위에 유기농 거름을 붓고 갈구리로 거름과 흙을 섞더니 그 위에 비닐을 덮어씌워 주었다.
비닐 가장자리에 흙을 덮을 동안 나는 양파 모종을 하나씩 간격 맞추어 놓았다.
포크가 텃밭에 출동한 이유? 포크로 비닐을 찌르고 구멍을 판 후, 양파를 심으려고...
지그재그로 간격을 맞춰 132개를 갖다 놓았다.
양파 모종 갯수를 맞춘 듯이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거짓말처럼 꼭 들어맞았다.
포크로 구멍을 내고 양파 모종 하나를 집어서 흰색 부분 만큼 땅 속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모종 가장자리에 흙을 채워넣고 꼭꼭 다져 주었다.
반단 심는데도 손가락이 아프고 허리가 끊어질 뻔했다. 모종 한 단을 샀더라면 큰일날뻔 했다. 양파 모종 심는 것을 직접 보기나 했나? 해마다 나 혼자 멋대로 심어놓고 양질의 양파를 기대했지만 봄 되면 대부분 얼어죽고, 기껏 살아남은 것은 고자리병에 걸려 죽어서 제대로 수확한 적이 한번도 없다. 그래도 올해는 지난 몇 년간의 실패를 경험 삼아 비닐도 덮어주고, 심는 간격도 맞추어 주었으니 이번에는 정말 잘 자라지 않을까? 추운 겨울 잘 이겨내고 주먹만한 자색 양파로 자라길 마음 속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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