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콩 심어 수확하여 콩대 말리기, 콩 털어 어여쁘게 생긴 콩알만 골라놓기, 초겨울이 시작 되던 어느 날, 메주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메주를 띄워 놓기, 이런 일련의 그 과정을 다 거쳐 드디어 전통 된장을 담았다.
지난 해 11월 26일날 초미니 메주 세 덩이 만들었다. 직접 볍씨 한 줌을 뿌려 수반, 화분 등등에서 키운 벼로 만든 볏짚으로 메주를 매달았다. 볏짚에는 메주 띄우기에 필수박테리아인 고초균이 형성된다고 해서이다.
텃밭에 메주콩 한 줌 심었을 때는 메주를 쑤어야겠다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가을이 되어 노랗게 익은 풋콩대를 삶아 이웃들과 나누어 먹고도 콩이 한 되는 되었다. 그 콩으로 메주 쑤기에 도전해보았다. 시렁이 아닌 행주 건조대에 미니 메주를 걸어두었다가 장 담기 두 주일 전에 벗겨서 상자에 담아 이불 씌워 주었다. 장 담기 전에 띄워 주어야 한다는데 미니 메주가 너무 작아서 절로 다 말라 돌덩이보다 더 단단했다.
어쨌거나 메주를 깨끗이 씻어서 다시 햇살에 하루 바싹 말렸다.
2013년도 장 담그는 날은 정월 첫 말날이 2월 21일이다. 십이지 동물들이 그려진 음력 달력. 달력 날짜도 대형, 음력 날짜도 선명하고 그림까지 있는 이런 달력을 올해 일부러 구해다 주방에 걸어놓았다.
4년전에 구입해 놓았던 천일염, 그릇 무게가 650g이다.
메주 650g, 소금 650g, 물 1.8L 준비했다. (메주, 소금, 물 = 1: 1: 3)
하루 전날 팔팔 끓여 식힌 물 1.8L 에 소금을 넣어 녹혀 놓는다. 소금은 다 녹이지 말고 한 줌 정도 남겨놓음. 소금 염도는 계란을 소금 녹인 물에 띄워보면 500원 동전 크기 만함.
조그마한 항아리에 팔팔 끓는 물을 부어 소독한 후, 드라이기로 물기를 잘 말려 메주를 넣다.
메주에 소금물을 붓고 매운 고추 5개, 대추 5개, 검은깨 한숟갈, 참나무 태워 만든 불 붙은 숯 한 덩이 넣고 그 위에 소금 한 줌을 뿌려주었다.(소금물 만들때 메주덩이에 올릴 소금은 한 줌 남겨 둔다.). 정원에서 자라는 조릿대를 잘라 메주덩이가 떠오르지 않도록 얹어주었다.
21일날 담고 사흘 지난 오늘 모습, 때깔 너무 좋다고 혼자 자화자찬하며...^^
겨울 햇살바라기하는 초미니 된장독
해가 넘어가기 전에 장독 두껑을 닫아주었다.
너무도 소량이어서 힘드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재미있는 소꿉놀이 같은 초미니 된장 담기 끝.
60일 후인 4월 22일날, 잊지말고 된장가르기 하기.
맛이 좋으면 내년부턴 본격적으로 된장 담기를 하게 될지도? 기대되는 된장맛~
별떵이님, 약속은 약속이니...
고 조그마한 항아리 열어서 계란 담구어보았습니다. 된장이 놀라지 않았을까요?하하하
오백원 동전보다 좀 더 떠오르는군요. 며칠 지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저도 염도 잘 조절못해서인지 모르겠어요.
으, 계란 꺼집어내며 손에 묻은 물, 맛 봤다가 혼났습니다.
완전 소금맛이었습니다. 맘 속으로 하나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된장 끓일 때 된장은 아주 조금만 넣어야겠다는... 한국 전통 음식 장류가 소금 범벅이어서 맘 놓고 마구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담아보니 된장은 완전 염장식품입니다. 전통 장 제대로 잘 못담을바에야 차라리 앞으로 염도 조절이 과학적으로 된 판매 장류 사먹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별떵이님. 이제서야 생각났어요, 돼지가 미국 가기 전에 저에게 선물 주고 간 된장입니다.
은밀히(?), 아는 사람만 구입하여 먹는다는 서울대학교 된장입니다.
서울대 식품공학과와 연계된 학교 기업에서 만든 제품.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대학원생들이 실습용으로 담가 동문회에 소량 증정하던 된장을 이제 서울대 농생명과학대학 벤처기업인 디비이 식품www.dbekorea.com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별떵이님, 그래도 제가 담은 된장이 나중 소금보다 더 짜더라도 콩알 심고 가꾸어 메주 끓이고... 애쓴 그 노고가 들어간 맛은 서울대학교 벤처기업이 만든 된장맛에 비유할 수는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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