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언제고 꼭 무쇠 가마솥 구입하여 그 솥에다가 밥도 해먹고 소고기 국도 끓여 먹고, 닭도 고아 먹어야지'
이런 야물딱진(?) 생각을 해본지 오래 되었건만, 현실은 그 무쇠 가마솥 갖다 놓을 부뚜막은커녕 마땅히 놓을 장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뭐, 이런 제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어느 날 東이 무쇠가마솥을 덜컥 구입했더군요, 그것도 감당할 수 없을만큼 커다란 대형 무쇠 가마솥을...
제 머리속 가마솥보다 열 배나 큰 초대형 가마솥입니다.
'어떻게? 난생 처음 가마솥 사놓고는 마치 늘상 대하던 물건처럼 가마솥을 길들인다고 합니다.
제 약초 코너인 뒷마당에 솥을 갖다놓다니...
'아후....'
한나절 내내 식용유를 바르고 문지르고 닦고, 가스불로 그슬리고...
가마솥 길들이기 완성품이라나요.
굴뚝도 달았습니다. 이웃이 지난 겨울 실내에 난로 놓았다가 철거하면서 나온 연통을 활용하였습니다.
ㅠㅠㅠㅠ 제가 지난 몇 년간 뒷마당의 담벼락에 담쟁이 덩굴 갖다 심고 이런저런 약초 종류별로 조금씩 심고 했는데, 그만 가마솥이 벽 한쪽에 자리잡았습니다.
東이 가마솥 사게 된 이유는 바로 저 아궁이 때문입니다.
어느 날 길 가다가 고물상에 놓여 있던 저 드럼통을 보더니 아궁이 하면 딱 되겠다 하더군요.
그러더니 고물상에 가서 2만원 주고 드럼통을 구입해 왔더군요. 전기톱으로 두 동강 내어놓고서는 그 드럼통에 맞는 가마솥을 구입하다보니 저렇게 대형 가마솥이 되었다고....
길들이기 끝나고 물 한 솥 펄펄 끓여 내더니 드디어 가마솥에 첫 요리를 하였습니다.
삼베 주머니에 찹쌀 세 컵 씻어 넣고 토종닭 한 마리 구입하여 넣고, 직접 재배한 이런 저런 약초 넣고 한 시간 달였습니다.
그동안 가스불에 삼계탕 해먹던 그 맛과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초대형 가마솥이어서 밥은 아직 한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몇 인분을 한다고 하면 아마도 밥이 가마솥에 다 깔려 누룽지 밖에 먹을 수 없겠지요?
그래서... 2015년도엔 가마솥밥 먹으려고 조그마한 솥을 다시 구입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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