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 복숭아 농장에 가서 백도를 바로 잘라서 용기에 담았습니다. 복숭아 밭 나무 그늘에 앉아 사모님은 백도 껍질을 벗겨주고, 저는 과도로 백도를 잘라서 씨앗을 분리했습니다. 한 통 다 담으면 설탕을 조금 뿌려 주고 손으로 마구 섞어 주었어요. 복숭아 밭에서 두 통 담아 들고 왔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하룻만에도 발효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점심 밤중 이렇게 세 번씩 나무숟가락으로 휘저어 주었습니다.
집에서 한 통 더 담았습니다. 그래서 총 세 통 담았어요. 신기하게도 날이 갈수록 복숭아과육이 샛노랗게 변하면서 물이 가득 생기는 겁니다.
일주일째된 날 발효 모습입니다.
저을 때마다 뽀글뽀글 거품소리가 듣기 좋았어요.
꼭 일주일 되는 날 단지 위에 채를 놓고 복숭아 건더기를 걸렀습니다.
일주일만에 거른 이유는 김칫통에 두고 발효시키는 것이 찜찜해서입니다.
항아리에 바로 들이부으려고보니 복숭아가 아주 잘 발효되었더군요. 나중에 거르는 것보다 바로 걸러서 항아리에 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벌써 식초가 되고 있는 100% 복숭아즙, 알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맛을 보니 술맛이 납니다.
거르고 남은 복숭아건더기에 설탕을 조금 더 첨가하고 휘저어 뚜껑을 덮어 놓았습니다. 복숭아 즙이 더 분해되면 이차 거름해 주려고요.
난생 처음 담아본 복숭아 식초, 인터넷 검색으로 여러 사람들이 식초 담은 방법을 공부하고 또 공부한 끝에 이렇게 담았습니다. 제 방법이 맞는지 잘못된지는 식초가 완성되어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담아 본 복숭아 식초 만들기 순서입니다.
(왜 하필 그 비싼 백도로 담지? 복숭아 농장에서 미처 손이 가지 않아 상품화 되기도 전에 과숙한 백도들이 많았습니다. 백도는 오래두고 먹을 수 있는 저장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백도를 선택한 이유)
1. 완전히 무른 백도(손으로 껍질이 아주 쉽게 벗겨지는 것) 30kg
깨끗이 씻은 후 물기가 완전히 마르면 껍질을 벗겨 과육을 발라내고 씨도 제거
2. 김칫통 용기에 8/10정도 담고나서 설탕을 아주 조금(약 300) 넣은 후 손으로 골고루 섞어주기
3. 막걸리식초(종초) 100L(종이컵 한 컵 정도)를 용기 세 곳마다 붓고 섞어 주기.
4. 햇살이 비치지 않는 거실에 용기를 두고 아침, 점심, 저녁 세 번 나무 숟가락으로 저어 주기
5. 삼일 째 되는 날 설탕을 조금씩 더 뿌려 주고 저었습니다.
6. 일주일 후 복숭아과육을 거른 후 용액을 항아리에 담았습니다.
7. 걸러진 용액에 막걸리 식초(종초) 100L와 남은 설탕을 더 부어준 후, 항아리를 밀봉합니다.
이제 앞으로 몇 번 더 들여다보고 나무숟가락으로 휘저여 주며 식초가 익어가는지 확인 한 후 일년 정도 숙성시키면 복숭아 식초가 되리라 믿습니다.
(재료. 백도 30Kg, 백설탕 3kg, 막걸리 식초 500L)
한 병 미리 담아 보았어요. 색깔이 너무도 곱지요? 언제쯤이면 복숭아 식초가 될 지...
석 달전에 만들어 두었던 막걸리 식초를 유용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참, 막걸리 식초 담는 것, 참으로 간단합니다.
효소가 살아있는 생막걸리를 사서 종초(천연식초)를 조금 부어주고 병 뚜껑 대신 크리넥스를 씌워 고무줄로 동여매고 하루에 한번 정도 막걸리병을 흔들어 줍니다. 한 달 정도면 막걸리가 술로 변해요. 흰찌꺼기가 가라앉고 윗물은 투명한 색이 됩니다. 그 윗물을 따루어놓으면 시간이 갈수록 막걸리식초 색깔이 갈색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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