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텔레비전에서 맛집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도토리 칼국수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텔레비전 화면 가득히 비춰졌습니다.
또 주인이 직접 칼국수 만드는 법이 나오대요.
밀가루와 도토리 전분 비율이 7대3으로 기계 반죽을 하더군요.
한번 따라해 보았습니다.
이인분 기준으로 저 나름대로 양을 재었습니다.
계량 숟가락으로 밀가루 14스푼, 도토리 전분 6스푼을 들어내었습니다.(가루를 덜어낼 때 스푼이 편편하게)
물 13스푼을 넣으니 반죽이 손에 묻지 않고 알맞게 되었습니다.
한 이십분 정도 열심히 치대다가, 반죽 덩이를 이백번 정도 그릇에 패대기도 쳤습니다.(반죽을 치대면 치댈수록 면발이 쫄깃하다기에...)
잘 치댄 반죽 덩이를 비닐봉투에 넣어서 한 시간 정도 상온에 두었습니다.
도마 위에 반죽 덩이를 놓고 밀대로 밀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칼국수 직접 만들어 먹었던 적이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식탁 주변을 온통 밀가루 분칠하며 열심히 반죽을 밀었어요.
옛날 옛적 제 어릴 때 친정 어머니가 둥근 밥상을 펼쳐 놓고 그 위에서 반죽 덩이를 홍두깨로 밀면 밥상 크기와 비슷하게, 마술처럼 펼쳐지던 반죽 모습이 엊그제인듯 떠오릅니다.
반죽을 열심히 밀었지만 접어서 칼국수 만드려고 썰려니 딱 들어붙어버리더군요. 몇 번의 실패끝에 완성했습니다. 반죽덩이를 밀 적마다 밀가루를 아끼지 않고 뿌려대는 것이 붙게 하지 않는 비법이더군요.
육수는 찹쌀가루, 콩가루, 들깨가루를 넣고 끓이면 된다고 하던데, 그만 비율은 듣지 못해서 들깨 가루만 넣고 끓였습니다. 육수가 펄펄 끓어 오르면 그때 칼국수를 넣습니다.
물 세 대접에 들깨가루 여섯 큰 스푼, 소금 작은 스푼 2/3이 들어간 도토리 칼국수 완성입니다.
우와, 난생 처음 만든 도토리 칼국수 맛, 상상을 초월합니다.
열심히 치대고 패대기친 반죽 덕분인지, 제 정성이 들어간 덕분인지 세상에서 가장 쫄깃쫄깃한 면발을 만들 수 있었다니...
제가 만들어놓고 먹으면서 내내 맛을 감탄했다니까요.
이제부터 제가 제일 자신있게 대접할 수 있는 음식 1호로 등극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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