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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 사불암
가을이 살며시 내려오고 있는 깊은 산속에 뜬금없이 나타난 큰바위 얼굴을 올려다보며 부처님 형상을 찾으려 했다.
불자가 아니어서인가? 아무리 살펴보아도 부처님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내 눈엔 코가 우뚝하니 잘생긴 남자로 보이누만...
그럼, 저 바위는? 승복 입은 스님이 등반을?
승복 입은 스님 형상을 떠올리니 정말 스님으로 보인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부처 새겨진 사면 바위는 보이지 않고, 안내표지판도 없고...
카메라는 부처님 형상을 잡아내려나 싶어 사방을 찍었다.
바위 아래로 저 멀리 산들이 아련히 보인다.
내려가려는데, 위 아래 잿색 옷을 입은 여성 불자 한 분이 바위 위에서 내려온다.
"여기서 위로 5분만 더 올라가면 사불암을 만나요."
하고 산길을 내려간다.
큰바위 얼굴 옆을 지나 위로 2분 정도 올랐다. 내가 큰 바위 얼굴의 이마라고 생각했던 바위가 바로 사불암이 얹혀진 좌대였나보다.
주변에 안내 표지석 하나 없었지만 한 눈에 이게 바로 사불암이란 걸 알았다. 신라 시대 부처님 형상이 새겨졌다했으니, 그 오랜 풍상에 부처님 모습은 닳고 닳아 이젠 형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불암에서 바라다본 건너편 산등성이들, 첩첩산등성이들이 참으로 아름답구나.
산 속 저 깊은 곳에는 비구니들이 수행한다는 운필암이 자리잡고 있다.
가을이 깊어지면 이 깊고 깊은 골짜기엔 아마도 불난 듯 하겠지?
단풍잎 붉게 물 들때 다시 발길 닿는 대로 정처없이 가을 여행을 떠나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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