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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님이 보내주신 수박무 네 덩이 중 두 덩이는 내년 봄 채종하려고 비닐하우스에 심어 놓았습니다.
두 덩이 중 한 덩이를 깨끗이 씻었습니다.
무채 무침할까? 무국 끓일까? 무깍두기 담을까? 복잡해진 머리속과 달리 제가 선택한 요리는 바로 무밥이었습니다.
어렸을 적 고향 큰집에 가면 큰엄마는 가마솥에 흰쌀 깔고 새하얀 무를 채썰어 올리고, 불을 때어 밥을 짓습니다. 대파, 고춧가루, 마늘, 참기름, 깨소금 양념장을 만듭니다.
저보다 나이 많은 조카 두 명, 저보다 나이 어린 조카 세 명과 둥근 밥상에서 맛나게 먹었던 추억의 무밥, 큰집은 잘 살아서 흰쌀밥을 먹는 줄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어 알았어요. 무를 썰어서 넣은 무밥을 즐겨 먹은 이유는 바로 양식을 아끼기 위해서라는 것을...
몇 십년 지나 이렇게 빨간 무밥을 다 해 먹어 봅니다. 그것도 별미로 말입니다.
무 속은 이렇게 생겼어요. 정말 수박 꼭 닮았지요?
여름날 아이들이 즐겨 먹었던 수박바(죠스바)와도 닮았습니다.
겉은 이렇게 못난이 무이지만 속이 새빨간 과일무 맛은 보기만 해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수박무와 목베고니아 꽃송이
씻은 쌀 위에 채 썰은 무를 넣었습니다. 순식간에 물이 분홍색으로 물들었습니다.
무와 콩나물밥 완성.
빨간무에서 물이 나와 밥도 분홍색이 되었습니다.
생으로 먹는 것보다 무밥을 지어 먹으니 무의 단맛이 밥맛을 더 좋게 해주었습니다.
나리님, 과일무 내년 봄에 채종 잘 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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