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9일 토요일
두 달 전에는 막내 시고모님 집에서, 이번에는 큰시고모님 집에서 모임을 했습니다.
오전 10시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휴가철이어서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하더군요.
가은에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신 둘째 고모님과 막내 고모님이 도착할 동안 집앞에 있는 아자개장터에 갔습니다.
그런데 장터가 왜 이렇게 조용하답니까?
우리가 휴가 오듯이 여기 사람들은 전부 휴가 떠났나 봐요.
장터의 이름에 붙은 아자개는 가은 출신으로, 후백제를 세운 견훤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체험형 관광시장으로는 전국 처음이라고 합니다.
아자개 장터는 대장간·방앗간·도자기 체험장 등 체험시설을 비롯해 특산물 및 도자기 판매장·전통차 시음장·토속음식점 등 편익시설, 안내소·상인교육장·화장실·장옥·쉼터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업비 32억원이 투입된 아자개장터는 인근 석탄박물관, 철로자전거, STX리조트, 선유동 유스파크, 문경새재 유스호스텔 등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을 도입한 관광형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전날밤까지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졌고, 오늘 오전까지도 폭우가 왔기 때문에 4, 9장날, 즉 오늘이 장날임에도 장터가 썰렁할 수 밖에 없었더군요.
큰시고모님 둘째며느리, 큰고모님, 둘째고모님, 나. 큰고모님 외동딸, 막내고모님, 큰고모부님.
제가 있던 자리에 큰고모님 둘째 아들이 자리잡아서 다시 한 컷...
정말 수더분하고 성품 좋으신 시고모부와 시고모님들이십니다.
큰 그릇에 돼지고기 삼겹살 열 근을 마늘 다져넣고 고추장에 주물럭을 해서 숯불에 구웠습니다.
불맛나는 주물럭 삼겹살 돼지고기, 지금껏 먹어본 것 중에서 가장 맛이 좋았습니다.
두 시간 내내 숯불 위에 고기를 구워내 주시는 둘째 시고모님의 인내력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참으로 놀라고 또 놀랍니다.
왜?
지난 날의 시집살이(?) 생각하면 거짓말 같습니다.
언제나 손에 물 묻히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만 하였던 제 자리, 아무리 잘해도 미운 털이 박힌 듯 못마땅하게 취급 당했던 시집과 달리, 시고모님 집에서는 늘 이렇게 대접을 받으니 참으로 황송하고 또 황송하여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입니다.
고모님들이 너무도 친절히 대해 주시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시니, 이게 바로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마음이 밝으니 금붕어도 갇힌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파티필룸도 반갑게 인사해주는 듯이 느껴집니다.
인시리움도 미소를 보내주고요.
세월 무상인가요? 삐돌이 울 남편도 이젠 조금씩 너그러워져 갑니다.
내년 봄, 등나무 꽃이 활짝 피어나는 계절에 다시 와서 사진을 찍어야겠습니다.
수십년 자란 등나무가 참으로 멋있게 드리워져 자라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산 언덕 명당에 자리잡은 시고모님 집터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입니다.
집 뒤로 1,200여 평의 땅에는 온갖 작물들이 어여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화단에는 정겨운 백일홍, 채송화, 분꽃, 칸나 등등이 빼곡히 심겨져 있습니다.
장독대도 정겹게 느껴지지요? 장독 뚜껑을 열어보니 장류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1박 2일 코스로 모임을 한 것인데, 우리 부부만 아침에 갔다가 밤에 집으로 왔습니다.
시고모님 세 자매와 시고모부님이 이튿날 송어 양식장에도 가보고, 문경 세재랑 여기저기 구경하고 가라고 말리셨지만 집에 꿀 발라놓고 왔다고 벌떡 일어나 가는 남편이 맘 속으로 참 밉대요.^^
아무튼 푸짐하게 장만한 점심과 저녁을 웃으며 떠들며 행복하게 먹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세 자매 시고모님, 그리고 시고모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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