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 앞 산책로를 걷다가 문득 눈에 들어오는 어여쁜 꽃들에게 모델이 되어 달라고 했습니다.
분홍색 꽃색깔이 참으로 고운 메꽃입니다. 아침에 피어나면 저녁에 집니다.
닭의 장풀입니다.
연하늘색 사이 연분홍꽃도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꽃 색감이 참으로 곱습니다.
애기나팔꽃, 애기처럼 정말 조그맣게 피었습니다.
하늘색과 연보라색 나팔꽃(모닝 글로리)
논두렁에 귀화식물인 나팔꽃이 점령하여 군락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산책로 위로도 1미터도 넘게 기어올라와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무데서나 마구 자라는 것이 밉기도 하지만 그래도 생명인데... 제가 줄기를 걷어서 논두렁쪽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벼 이삭이 고개 숙이는 평화로운 들판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저 넓디넓은 논에 허수아비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저 벼이삭 속에는 참새들이 수백마리가 들어가서 벼이삭을 쪼아먹고 있습니다. 해마다 참새는 논에서 포식을 합니다. 참새를 보는 제가 다 속이 쓰립니다.
논 주인이 논두렁에 제초제를 자주 뿌려줍니다. 그런데도 잡초는 이렇게 무성하게 잘도 자랍니다.
강아지풀 군락지도 대단합니다.
제초제에도 살아남은 닭의 장풀, 비단풀(애기땅빈대),쇠비름, 나팔꽃, 메꽃, 강아지풀들이 논두렁에서 군락을 이루며 저마다 모여서 잘도 자랍니다.
논두렁을 걷다가 멀리 인근 담장에 붉은 꽃이 보였습니다. 가까이가서 보니 나팔꽃입니다.
논두렁에서 만난 나팔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큼직하고 자태도 화려합니다.
꽃도 이렇게 튀면 대접을 받습니다. 담장가로 메리골드를 줄지어 심어놓았습니다.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문득 제초제 범벅 논두렁에서 절로나서 자라는 하늘색 나팔꽃이 생각났습니다.
점심 먹고 오후에 다시 산책로에 가보았습니다.
'어쩌면!'
나팔꽃 생명이 한나절이었습니다. 반나절 피어났다가 이렇게 꽃잎을 닫아버렸습니다.
애기나팔꽃은 그때까지도 피어있었습니다.
분명 아침에는 연하늘색 나팔꽃이었어요.
거짓말같이 시든 나팔꽃은 하나같이 분홍색으로 변색되어 있었습니다.
저 아랫동네 논주인은 참새가 먹건말건 관심을 두지 않은 반면
여기 논주인은 허수아비 대신 프린트한 가짜 독수리(매)를 걸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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