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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탐사 animal exploration/닭 기르기

자연부화 청계 병아리 4마리 탄생

by Asparagus 2019.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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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8일날 닭을 기르는 이웃에 가서 청계 유정란 15개를 얻어왔더랬어요.


 집에서 키우는 토종 암탉이 알을 낳기만 하면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탉이 없는 무정란이니 어쩌겠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얻어온 유정란을 알 낳는 곳에 넣어두었더니 품지를 않는 것입니다. 알둥지에서 다시 알을 수거하였다가 넣어주길 세 번이나 반복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다시 한번 더 알낳는 둥지에 넣어주었습니다. 

날짜는 3월 26일 아침, 그날 저녁 7시 경 후레쉬를 들고 닭집에 가보았습니다.

이런 나쁜 닭이 있나?

알은 내팽개쳐놓고 암탉 5마리가 몽땅 다 횟대에 올라가서 자고 있는 것입니다.

횟대 위에 올라가 있는 닭 전부를 들고간 막대기로 닭발을 쑤시고 후리쳤습니다. 횟대를 움켜쥔 닭발 힘이 정말 세더군요. 그렇지만 사람이 이겨야지요. 씨름 씨름하여 다섯 마리 전부 다 횟대에서 떨어지게 했습니다. 그리고 횟대에 올라가지 못하게 막대기로 막았더니, 그 중 두 녀석이 알 낳는 둥지로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마리가 둥지 속으로 들어가서 알을 품고 앉았습니다.

알을 품고 앉은 암탉에게 말했어요.

"야, 너 오늘부터 둥지에 들어있는 알 15개 잘 품어? 안품고 나오면 나에게 또 뚜디리 맞을 줄 알아라."


그 다음날 아침에 닭장 속을 보니 암탉이 알을 품고 앉아 있었습니다. 

나머지 암탉 4마리는 임시로 지어놓은 뒷동산으로 옮겨 주었습니다.

저녁 6시에 다시 가보니 역시 같은 자세로 품고 앉아 있었습니다.

"어머나? 내가 막대기로 뚜디리 팬 것이 성공했네? 암탉아, 고마워. 꼭 성공해?"

닭에게 칭찬하며 닭장집을 닫아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은근히 걱정이 되어 유정란 주신 이웃분에게 물어보러 갔어요.

"닭이 알을 품다말다 했더랬는데요, 어젯밤에 제가 강제로 알을 품게 했어요. 알이 오래 되었는데 부화될까요?"

"그렇게 되면 병아리가 안나올 수 있어요. 알 그냥 드세요. 꺼내어 삶아 먹으면 됩니다."


수십년 닭을 키우시는 분의 말씀을 듣고 집으로 오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루라도 암탉이 품은 것을 어떻게 다시 꺼내어 삶아 먹어? 병아리가 태어나게 기다려보자.'

그리고 만 21일이 되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만 21일인 4월 16일이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닭장 속의 닭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암탉은 미동도 하지 않고 그대로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4월 17일 저녁 7시 모습을 보니 양쪽 날개죽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혹시 병아리가 깨어났으려나?'

궁금, 또 긍금했지만 닭장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집안에 갓 태어난 병아리 네 마리가 포란 상자에 들어 있었습니다.

남편이 새벽에 가서 꺼내어 왔다고 합니다.

이유는 알 품는 둥지가 이층에 있어서 병아리가 떨어질까 걱정도 되고, 닭장 속에는 ' 쥐들의 천국'이기 때문에 쥐 공격을 받을까보아 가져왔다고 합니다.


인공부화로 깨어난  27일된 청계 병아리는 자기 둥지를 갓태어난 병아리에게 넘겨주고 좀 더 큰 종이 상자로 옮겼습니다.

노랑이 두 마리는 벌써 생기가 돌아 동작이 날렵한 반면 까망이 두 마리는 아직 일어설 힘도 없습니다.


지난 26일동안 인공부화한 청계 병아리 두 마리를 키워본 노하우로 이 아이들도 잘 키울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몸무게를 재었습니다.

가장 행동이 활발한 줄무늬 노랑병아리 33그램

생김새도 아주 똘망똘망합니다.

두번째 활발한 노랑이도 33그램

아직 털도 덜 말랐습니다.

다리에 힘이 없는 노랑 까망이 36그램

완전히 비실거리는 까망이 35그램.


오전 9시 30분







까망이는 하루종일 바닥에 퍼져 있었습니다.


밤 8시, 한 나절만에 아주 빠릿빠릿해지고 생기가 넘쳐 흐릅니다.

줄무늬 노랑이



노랑이

얼룩 깜장이



완전 깜장이

온종일 바닥에 엎드려 있던 까망이가 드디어 두 발로 서서 버티어 봅니다.

힘이 드는지 이내 풀썩...

이리저리 사방을 구경하더니 

저희들끼리 체온조절을 위해 한군데로 모여듭니다.



청계란을 품은 토종 암탉보다 제가 더 안절부절했던 어제 오늘이었습니다.

달걀 15개 중 오늘 태어난 네 마리, 이 아이들 엄마는 누구?

21일 고생한 토종 암탉은 아직도 깨어나지 않는 달걀 11개를 품고 앉았고, 나는 이렇게 어여쁜 아기병아리들에게 내 시간과 열정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갓 태어난 청계 병아리와 함께 26일된 노랑이와 까망이도 키워야 하고, 집 안팎에서 새싹이 트고, 쏘옥쏘옥 자라는 식물들에게 정성을 쏟아야 하는 나는 정말이지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새털처럼 가볍고 만수르보다도 더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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