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저녁때 강제로 알품기한 그날 이후 만 21일 되는 4월 16일날 달걀이 부화되어 나와야 할텐데 그날은 전혀 소식이 없었습니다. 22일째 되던 4월 17일날도 소식이 없어 '모두 썩란이 되었구나.' 실망 대 실망하면서 하루를 더 기다려 보았습니다.
애면글면 기다린 보람이 있어 드디어 4월 18일 오전에 병아리 네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그 네 마리를 포육실로 옮겨놓고 나머리 달걀 11개가 부화되길 기다렸습니다.
4월 19일 아침에 암탉 품속을 확인해 보니 그 중 한 마리가 부화되어 있었습니다.
다섯번째 줄무늬 황 병아리
다섯 마리가 세상을 신기한듯이 바라봅니다.
병아리 몸무게 32그램입니다.
늦게 태어났어도 몸무게 차이가 없이 동작도 빠릿하고 아주 건강한 모습입니다.
병아리 줄 세우기 쉽지 않군요.
열심히 모이활동하는 병아리 다섯 마리
잘게 썰어준 잎은 조릿대입니다. 갓 태어났을 때 조릿대를 먹이면 면역력이 생기고 소화력이 길러진다고 합니다. 잘게 썬 보람이 있더군요. 갓 태어난 병아리들이 어떻게 저렇게 초록잎만 골라서 먹는지 신기합니다.
남편이 이제 남은 달걀은 진짜 썩란이니 알을 꺼내려고 했습니다. 저는 극구 말렸습니다.
"엄마닭이 지금껏 힘들었는데 하루만 더 지켜 봅시다. 혹시 또 더 깨어날지 모르잖아요."
4월 20일 금요일 오전 10시 거짓말처럼 또 한 마리가 부화되어 있었습니다.
몸무게 31그램
막내 병아리
노란 계통 세 마리, 검은 계통 세 마리 도합 여섯 마리입니다.
여섯 마리가 하나 같이 얼마나 순한지...
이렇게 키워보니 병아리도 순한 종자가 있고, 순하지 않는 종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먹이 활동을 하더니 밥그릇에 들어가서 자는 놈도 있고 귀퉁이에서 자는 놈도 있습니다.
삐약거리는 소리는커녕 삐비소리도 내지 않고 있는듯 마는듯 좁은 통에서 잘도 놀고 잘도 잡니다.
지난 3월 23일날 인공부화되자마자 집어와서 키운 아리는 몸무게가 203그램으로 훌쩍 컸습니다.
노랑이라고 개명해준 이름이 무색합니다. 자라면서 갈색 병아리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아리라고 이름 부릅니다.
까망이는 몸무게가 248그램, 아리와는 무려 45그램이나 차이가 납니다.
이 두 마리는 잠투정도 얼마나 심한지... 병아리 잠투정은 잠들때까지 계속 삐비 삐비 삐비 소리내는 것입니다.
자연부화 병아리는 먹이 활동도 소리내지 않고 조용히 먹고, 잠 잘때에도 쥐죽은 듯이 조용합니다.
아리와 까망이는 이제 겨우 29일이 되었는데 보소소한 털은 어디로 가고 중병아리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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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지나 인공부화로 깨어났던 아리와 까망이는 숫놈으로 자라났고, 자연부화 여섯 마리 병아리들은 그 중 검은 색 한 마리만 수탉이 되고 나머지 다섯 마리는 암탉으로 자랐습니다.
병아리때 암탉과 수탉 구분하기란 우리 일반 사람들은 정말이지 확률이 0%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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