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닭의 인내심
토종 엄마닭이 3월 26일 저녁부터 알을 품기 시작하여 병아리를 깠습니다.
4월 18일 네 마리, 4월 19일 한 마리, 4월 20일 한 마리 도합 여섯 마리
엄마닭과 사이좋게 먹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3월 23일 낮에 인공부화로 태어난 까망이와 아리는 이제 중병아리가 다되어갑니다.
그런데 이 암탉은 지금 알을 품고 있는 시늉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 달걀이 하나도 없는데 알을 품는 시늉을 하며 일주일째 저러고 있습니다.
병아리때부터 동작이 얼마나 날쌘지 다른 병아리입에 무엇이 들어가면 기여코 그것을 빼앗아 먹는 날쌘돌이였습니다.
동작이 하도 빨라서 남편이 다리에 끈을 묶어 표시를 해놓았습니다. 이 날쌘돌이와 닭 세 마리를 뒷동산에 임시로 집을 지어 닭을 키웠습니다. 이유는 토종 암탉이 달걀을 품고 있는데 방해될까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뒷동산 닭들이 도대체 무슨 짐승인지, 포식자에게 세 마리나 물려 죽었습니다.
동작이 빠른 날쌘돌이는 그 살벌한 장소에서 벗어나 가시덤불이 자라는 곳에 몸을 숨겨 목숨을 건진 것입니다.
빈둥지를 품고 있는 암탉이 너무도 불쌍하여 어쩔 수 없이 또 이웃에 가서 유정란을 구해왔습니다.
청계란 4개와 오골계 7개입니다.
알을 둥지에 넣어 주었더니 담박에 품었습니다.
밤에 후레쉬를 켜고 닭장에 가보았습니다. 미동도 않고 품고 앉아 있는 닭 모습
4월에 부화된 병아리와 암탉 식구들, 품 밖으로 한 마리가 나와 있습니다.
아리와 까망이는 둥지에서 자지 않고 횟대에 앉아 자고 있었습니다.
쑥쑥 성장하는 병아리가 이렇게 귀여운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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