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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다슬기(고디)국 끓이기

by Asparagus 2019.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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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시고모님이 냇가에서 잡은 다슬기를 깨끗이 손질하여 주셨더랬어요.

81세 되신 시고모님, 허리도 좀 구부정하시고, 다리도 걷기 불편하신데 냇기에서 몇 며칠 다슬기를 잡아, 해감을 하고 일일이 바늘로 까서 손질한 것을 냉동실에 넣어 두셨다가 선물해 주신 것입니다.

 

태풍 영향으로 장댓비가 주룩주룩 따루는 오늘 점심때 다슬기국을 끓였습니다.

 

 

 

텃밭에서 베어 온 부추를 깨끗이 씻은 후, 듬성듬성 썰어놓고

 

텃밭에서 잘라온 부드러운 호박잎 여섯 장과 들깻잎 한 주먹을 깨끗이 손질한 후, 손으로 쥐어 뜯어놓고

 

시고모님이 가져다 주신 냉동옥수수와 냉동다슬기

 

찬물에 다슬기를 녹히는 동안 팔팔 끓는 물에 준비해 놓은 부추와 호박잎, 들깨잎을 넣고 한소큼 끓였습니다.

 

다 녹은 다슬기와 다슬기 삶은 물을 넣고, 들깨가루를 듬뿍 넣습니다.

쪽파, 홍고추, 청고추도 총총 썰고 마늘 다진 것, 생강가루 한 티 스푼을 넣고 집간장, 멸치액젓으로 간을 맞춥니다.

 

먹기 직전 감자 전분을 물에 개어 붓습니다.

 

팔팔 끓어오르면 그릇에 담아 먹으면 됩니다.

 

여름날 간편하게 끓여본 다슬기국은 그 옛날 친정 엄마가 끓여준 맛이 아니었습니다.

국에 들어간 재료가 다르고 끓인 사람 솜씨가 다르니까요.

 

경상도에서는 고디국이라고 합니다. 얼갈이 배추도 들어가고 토란대도 들어간 고디국은 정말 구수하고 맛있습니다만, 오늘 이렇게 끓인 다슬기국도 나름 맛이 좋았습니다.

 

그래도 텃밭에 있는 재료로 다슬기국을 끓여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쏠쏠한 작은 행복인지요.

멀리 가은에 계시는 시고모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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