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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째 일요일마다 김밥 열 줄을 만들었다.
김밥을 주말마다 싸게 된 이유는 바로 냉장고에 들어 있는 반찬 없애기였다.
그냥 두면 애써 만든 반찬을 먹지 않아 버리기 일쑤였다.
고춧가루, 마늘 등 모든 것이 내 손으로 직접 일일이 심고 가꾼 완전 무공해 식재료인데...
먹지 않고 버리다니...
땡볕에 심고 가꾼 내 농작물, 농약 한 번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키운 것들을...
먹어주지 않는 식구들을 나무라기도 하고 원망도 하다가 생각해낸 것이 김밥과 달걀말이였다.
오늘은 참나물 무침과 두릅을 넣었다.
두릅 한 양푼, 참나물 한 양푼이 김밥 열 장 속에 다 들어갔으니 역시나 성공이었다.
김밥 마느라 몇 시간을 투자한 보람을 느끼며 맛있게 소비해 주는 식구들이 고맙다.
김밥 재료로 들깻잎 장아찌랑, 고들빼기 김치, 냉이 김치 담아놓은 것을 대부분 소비했다.
앞으로도 냉장고에 반찬이 머물지 않도록 귀찮아도 김밥과 달걀말이로 소비해 버릴 계획이다.
물론 나도 김밥 마니아이다.
식구 챙겨 먹이며 일주일에 한 번씩 먹는 김밥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다.
월요일 아침부터 김밥으로 식탁을 차렸다.
바쁜 가운데 소소한 낭만을 즐기며 아침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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