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3일 목요일
담장 너머 옆집으로 이사 간 백리향입니다.
철쭉나무 아래 자리 잡은 지 벌써 10년이나 되었습니다.
신축하여 이사온지 햇수로 십 년째인 우리 옆집, 가끔씩 담장 너머로 정이 오고 가니 식물들도 따라서 왔다 갔다 합니다.
갑자기 국수가 먹고 싶어 멸치 육수를 만들어 두 그릇 담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아직 식사 전이면 밥 들고 정자로 오세요. 삼겹살 구운 것 양은 적지만 상추쌈이랑 함께 먹어요."
"어머? 그럴까요? 바로 갈게요."
이렇게 해서 옆집과 함께 국수랑 밥을 나누어 먹고,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아참, 낮술도 했더래요.
주량이 한 잔인데 기분이 너무 좋아 두 잔 마셨더니 대낮부터 어질어질했습니다.
정자에 앉아 밥 먹으며 바라본 수련이 피어나는 연못, 평화롭습니다.
멀리 보이는 독조봉 산봉우리와 능선이 아름답지요?
저 멀리 보이는 산들은 이 집 안주인 사라씨와 한 번씩 걷기 운동가는 장소입니다.
마음씨 넉넉하신 주인장 아저씨, 정원일도 텃밭 농사도 손수 하시는 모습이 늘 보기 좋습니다.
오늘 우리를 갑자기 계획도 없이 부르게 만든 삼겹살, 정말 먹음직하지요?
한 달 전에 한창 식물에 물이 오르고 꽃이 막 피어나려던 그 시기에도 앞집과 우리 부부 불러 소고기 파티를 했더랬어요.
그때 사진 찍은 것이 날아가서 기록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바쁜 와중에 한 번씩 정자로 초대하여 소고기와 삼겹살 파티를 열어주시는 옆집 내외분이 계시다니...
아무나 이런 행운 못 누리는 것 맞지요?
전원주택 사는 백미 중 하나입니다.
식후, 사라씨가 준비한 군고구마 맛있었구요.
이렇게 시커머티티한 것은 뭐 게요?
바로 아침부터 현미찹쌀 4, 쑥 6 정도 넣어서 쑥인절미 만들어 놓았더래요.
쑥을 많이 먹기 위해서 탄수화물 량을 적게 넣었더니 말 그대로 쑥떡같은 쑥떡이 된 것입니다.
손수 방망이로 한 시간 정도 찧었지만 현미찹쌀이어서 더 이상 찧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콩가루에 묻혀 먹으니 맛이 좋았습니다.
후식으로 쑥인절미도 한 접시 담아 담장 너머로 나들이 갔더래요.
소나무 아래 말발도리가 활짝 피어나 눈길을 끕니다.
이건 뭐게요?
우리 집에서 이사 간 삼입니다.
십 년 전 이사 온 기념으로 난 화분에 심어 기르는 것 한 포기 드렸더니 화분으로 키우는 것 자신 없다며 북쪽 화단에 심어 두셨대요.
아기 삼을 헤아려보니 무려 여섯 개가 자라고 있습니다.
사람도 식물도 왔다 갔다 하는 전원생활 묘미, 함께 공유합니다.
사라씨, 계획도 없이 문득 함께 먹은 점심,
밥그릇 들고 담장 너머 가서 먹었는 그 점심은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성찬이었습니다.
낭만을 함께 즐겨주시는 사라씨 내외분, 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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