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일 년 전입니다. 친구들과 톡 하는 중, 요리에 자신 없다는 숙이가 돼지족발을 한번 만들어 먹고 나서 그 맛에 반해 수시로 해 먹는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래서 각자 자기가 잘하는 요리 레시피를 주고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래 레시피는 친구 숙이가 보낸 것입니다.
친구들끼리 각자 자신 있는 레시피를 주고받긴 했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요리를 도전하기란 쉽지 않아 포기했어요.
그랬는데 며칠전 남편이 시내에 나갔다가 족발 하나를 포장해 왔더라구요.
비싸기만 하고 먹을 건 별로 없이 발라낸 뼈만 한 가득이었습니다.
'아, 맞다, 예전에 숙이가 보내 준 레시피 있지. 이참에 족발 한번 만들어 봐?'
당장 식육점에 갔습니다. 여기서 치명적 실수, 레시피 제일 위 '미니단족발'이라는 말은 제대로 읽지 않았습니다.
미니족발을 보니 뼈 밖에 없을 것 같아 가장 큰 족발을 만 오천 원 주고 샀습니다. 게다가 토막도 한 번 밖에 내지 않아서 나중 요리할 때 참 힘이 들었습니다.
집에 가져와 미지근한 물에 담구어 놓았다가, 한 시간 간격으로 두 번 핏물을 뺐습니다. 큰 족이어서 간장 넣고 졸일 때 뒤집기 힘들었고, 한 번밖에 자르지 않아 조리 후 접시에 썰어 담기 힘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왕족발은 먹을 게 많아서 참 잘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요리 과정 들어갈게요.
핏물을 빼기 위해 찬물에 담궈놓고, 한 시간 간격으로 물을 두 번 갈아주었습니다.
두 번 핏물 뺀 족발을 다시 펄펄 끓는 물에 집어넣어 5분 정도 튀겨내어 그 물을 따루어 버리고 찬물에 다시 깨끗이 헹궜습니다.
건더기를 걸러 내고 나서 진간장 한 컵 반, 물엿 2/3컵을 넣고 조립니다.
몇 시간 뒤, 식힌 족발을 식칼로 썰어 접시에 담았습니다.
새싹 무, 새싹 배추, 새싹보리를 잘라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겠지요?
난생처음 만들어본 돼지족발, 오늘도 남의 편 남편은 '맛있다. 수고했다.' 이런 말 한마디 없이 한 접시 싹 비웠습니다.
십 년만 젊었어도 족발집 개업할 용기를 가질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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