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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만나는 은행나무 아래엔 은행이 지천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몇 달이나 지나도 주워가는 이, 아무도 없습니다.
지나칠 적마다
'아까워, 은행, 그렇지만 손질하는 것이 너무도 귀찮고 힘들어.'
생각만 하다가 추운 12월 그것도 중순에 결심했습니다.
'힘들게 줍자. 주워서 이웃과 나누어 먹자.'
은행나무 옆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이 있습니다.
개울 아래로 오르내리는 것이 힘듭니다.
흐르는 물을 이용하여 껍질과 은행잎을 물로 떠내려 보내고 은행알만 분리합니다.
집에 가져와 씻고 또 씻고....
은행 맛보기 참 힘듭니다.
탱글탱글 은행 구이, 둘이 먹다 셋 죽어도 모를 맛입니다.
뽀얗게 마른 은행알이 그렇게 어여쁠 수가 없습니다.
* 왼손이 하는 걸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사족 늘어놓습니다.
떨어진 은행이 아까워 일주일 동안 주워서 발로 밟고, 손으로 문지르고, 냇가로 들고 가서 씻었습니다.
집으로 와서 청정 지하수로 열 댓번 씻고 또 씻었습니다. 며칠 밤새 부엌방에 늘어놓아 말렸어요.
이웃분들에게 한 바가지씩 나눔하고요.
집안에 있는 오만 상자 다 구해서 전국 아는 분들에게 이리저리 나눔 한 것이 무려 15분, 택배비가 장난 아니게 들었습니다. 얼마나 은행을 많이 손질했는지 짐작도 안되지요?
저 사진 속 은행나무가 떨어뜨려놓은 은행 3/4을 주운 어마어마한 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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