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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하고픈 일

핫초코 마시기

by Asparagus 202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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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찬바람이 쌩 부는 날엔 핫초코 한 잔을 마시고 싶었는데 늘 참았습니다.

왜냐고요? 살찔까 보아서요.

이제부턴 참고 참았던, 먹고 싶은 핫초코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무려 100개나 들어있는 큼직한 핫초코를 사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하루 중 차 마시고 싶을 때 핫초코 한 잔이라니! 

그 얼마나 기분 좋은 맛인가요.

내가 나에게 주는 차 한 잔입니다.

테이블 매트도 릴리이고 컵도 릴리, 컵 받침도 릴리

난 상상 속의 꽃 여왕이 되어 릴리 속에 둘러싸여 우아하게 마시고자 합니다.

테이블 매트에 씌여진 영어를 공부해 봅니다.

RHODODENDRUM LILIFLORUM lily Flowered Azalea

Rhododendroum 진달래 Liliflorum 백일홍 백합 꽃무늬의 Azalea 진달래

꽃이 있으니 당연히 나비도 날아들어야지요.

포트메리온 세트엔 내가 좋아하는 꽃들이 담겨 있고, 주변엔 필히 나비가 팔랑입니다.

뒷마당에 자라는 매실나무 가지 한 개를 잘라서 미니 화병에 꽂았습니다.

산책길 둑에서 만난 버들강아지도 식탁으로 초대했습니다. 버들강아지가 벌써 눈 뜬 걸 보니 봄이 머잖았습니다.

제라늄도 한 송이 꺾어 식탁 앞에 두고 결심합니다.

'건강 염려로 지금까지 외면했던 음식들을 이제부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땐 먹어 보고, 하고 싶은 것 생겼을 땐 해 보고, 가지고 싶은 것 만났을 땐 가져 보고, 가고 싶은 곳 생각날 땐 떠나보련다.'

지금껏 절제하고 살아왔던 그 모든 것에서 반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왜?

지금까지 내 인생을 열심히, 아주 열심히 살아왔음에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이제부턴 내가 나에게 대접하며 살고자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결심합니다.

이제부턴 한 해, 한 해 나이 한 살씩 먹어가는 것을 서글프다고, 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가장 멋진 접시에 가장 멋진 음식(내가 먹고 싶은 것)을 요리하고 꽃 치장하여 

내가 나에게 근사하게 대접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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