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7일 금요일 맑음
가을 하늘이 투명하고 맑습니다. 삼계탕 점심 초대를 받았습니다. 일하다 말고 달려갔어요.
이웃사촌오빠 주인장님은 가마솥에 닭백숙을 끓이시고 이웃사촌언니는 다래 정원으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세상에나!"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조롱조롱 많이도 맺혀 있습니다.
"아니, 우리 집 다래나무 두 그루는 왜 십 년이 넘었는데도 여태 맺히지 않는지?"
잘 익어 물렁물렁한 다래 열매를 따 먹으니 얼마나 달콤한지...
다래나무에 붙어 서서 아무리 따먹어도 다래 열매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우리 집 엄마 소나무 아래에서 싹터 자라는 아기 소나무가 여기에서 5년째 어여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대문 위로 처진 소나무 되도록 키운다며 애지중지하십니다.
냇둑 산책길에서 만난 용버들이 멋있다고 했더니 한 가지 잘라서 꺾꽂이했더랬어요. 어여쁘게 전지해 준 모습입니다.
주인장님이 잘 가꾸어 놓으신 잔디마당에 돗자리를 펼쳐놓고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이 집의 특색 요리는 바로 대파에 있습니다. 큰 솥에 대파를 가득 넣으면 닭 국물이 달면서 시원합니다.
닭을 무려 세 마리나 삶았습니다. 닭이 너무 커서 네 명이서 두 마리도 다 먹지 못했어요.
어린 시절 콩서리 하던 생각이 난다며 주인장님이 아궁이에 콩꼬투리를 올려 두었습니다. 도시에서 자라 콩서리 보리 서리는 말로만 들었는데, 이렇게 오랜 세월 지나도 서리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설렙니다. 이 얼마나 즐거운 놀이입니까?
파란 가을 하늘과 자연과 함께 어울려 먹는 삼계탕,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에 취해 우리 집을 잠시나마 깜빡 잊었던 하루였습니다. 이웃사촌오빠, 언니 고마워요. 전원 생활의 멋을 더해주는 마음 넉넉한 이웃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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