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8일 토요일 맑음
숨기려고 숨긴 정원이 아닌 집안 깊숙이 자리 잡은 널찍한 정원을 가진 옆집, 제가 비밀 정원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꽃 피는 봄과 청명한 가을이면 초대하여 행복을 가득 주는 이웃입니다. 그전날 낮, 담장 너머로 일하고 계시는 주인장님이 보였습니다.
"뭐 하세요?"
"아, 네, 국화 심고 있어요. 조만간 국화 축제 하려고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랬는데 이튿날 사라씨로부터 카톡이 왔습니다.
담 너머 옆집으로 건너갔습니다.
함께 초대받은 이웃부부와 우리 부부는 주인장님이 연신 구워주시는 소고기랑 돼지고기를 먹었습니다.
'ㅎㅎ 주인장님 맨발...'
전원 생활은 눈만 뜨면 호미 들고 잡초 뽑고 일하게 된다는 보기 좋은 증거입니다.
예쁘게 차린 식탁에 뜬금없이 반찬통이 올라와 있지요? 그저께 텃밭에서 뽑은 배추와 무로 김치를 담았다며 한통씩 담아 담장 너머로 보내주셨어요. 그 빈 통에 제비콩 꼬투리 콩을 찌고, 고추 찜을 하여 담아간 것입니다.
된장과 참기름에 무친 아삭이 고추가 참 맛있었어요. 낙지와 명란젓을 무친 젓갈 맛도 깔끔했습니다.
사라씨가 정성껏 끓인 배춧국과 밥 한 공기도 뚝딱했습니다. 숯불에 구운 고기가 너무 맛있어 사진 찍는 것도 잊고 한참 먹다가 '아차'하면서 찰칵했습니다. 고기와 밥과 국과 반찬, 후식으로 배와 사과,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살찌는 소리가 마구 들리더라고요.
정자 지붕위로 타고 가라고 만들어준 키위 넝쿨 받침대가 아주 튼튼합니다.
굵어지고 있는 대봉감이 가을 하늘과 참 잘 어울립니다.
정자에서 바라본 연못과 주변 정경들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은 독조봉 정상입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국화 전시장, 집 정원 곳곳에서 피어난 국화꽃을 감상하러 정자를 벗어났습니다.
이제부터 국화꽃 한 송이 한 송이를 감상해 볼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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