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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5일 일요일 맑음
매주 가던 연희동 대신 서울 장안동에서 19년 사시다가 경기도 남양주시로 이사 가신 둘째 시고모님 댁에 갔습니다.
시고모님은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대축일 미사를 마치고 우리 부부를 아파트 현관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시고모님 혼자 계시는 집안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썰렁했습니다. 일 년 전 하늘나라로 가신 시고모부님, 언제나 따뜻이 대해 주시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집에서 준비해 간 팥죽과 도토리묵으로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질부야, 이거 끓이고 준비해서 오느라 수고했구나."
가져간 배와 사과, 호박 젤리로 후식 다과상을 차렸습니다.
"예쁘게도 차렸네? 고모 집에도 과일 다 준비해 놓았는데 왠걸 이렇게 많이 사왔니?"
기뻐하며 드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고, 우리 부부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떡국떡, 빵, 귤, 김 등을 한 보따리 챙겨 주시며 접시 몇 개를 신문지에 싸주셨습니다.
"질부야, 이 접시 가져가."
"아니, 고모님이 어째 접시를 다 챙겨 주셔요? 저희 집에 접시 많이 있어요."
"알아, 알아. 이건 너 주고 싶어서 그래. 나중 나 죽고 나도 고모 생각하며 잘 써줘?"
가방에 넣어 주시는 것을 들고 집에 무사히 왔습니다.
시고모님이 주신 접시에 간식을 담아 보았습니다. 초록색 테두리 접시가 참 곱습니다.
고모님, 주신 접시 두고두고 잘 쓸게요.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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