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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때 한 반이었던 친구 숙이, 달덩이 외모에 맘씨가 떡 같이 좋다는 평판을 가진 숙이는 대부분 친구들이 대학 진학을 위해 야간 자율 학습을 할 ㅡ때 공무원 시험을 본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합격을 하고 국세청에 근무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졸업 후, 우리들은 각자의 길을 갔고 삶에 바빠 친구라는 단어도 잊고 살았습니다.
십여 년 흘러 숙이를 다시 만났습니다. 달덩이 같던 숙이는 아주 샤프하고 세련된 중년 아줌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우린 학창 시절의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기며 한 번씩 만났습니다.
성실하게 근무한 숙이는 어느 해 모범 세무 공무원으로 뽑혀 나라에서 보내주는 외국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해외여행이라는 것은 아주 드물었고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숙이는 12박 13일 유럽 연수를 다녀오며 나에게 앙증맞고 고급스러운 볼펜 세트랑 컵받침대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 컵 받침대들을 찬장 깊숙한 곳에 넣어 두고 잊어버린 것입니다.
얼마 전 찬장 정리를 하다가 숙이가 준 선물을 발견했습니다.
생화를 압착하여 만든 찻잔 받침 다섯 개. 압착화가 몇십 년 지났어도 어제 말려 놓은 듯 생생합니다.
찻잔 받침 속 꽃 두 송이가 찻잔 속에 들어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림 사진 찻잔 받침대 다섯 개, 유럽 도시 풍경과 꽃 사진입니다.
숙이는 내가 꽃을 좋아하는지 어찌 알고, 그 멀리 유럽까지 가서 사 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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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아! 네가 준 찻잔 받침들, 앞으로 어여쁘게 잘 활용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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