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 결혼 6주년 기념 제주여행 둘째 날
2022년 10월 30일 일요일 날씨 맑음
자고 일어나 습관적으로 아침 뉴스를 보다가 기절할 뻔했다.
밤새 안녕이라더니...
이태원 모 호텔 옆 골목길에서 압사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가 149명이란다. 그것도 한창 자랄 10대 20대라니...
우리가 서울 떠나온 어젯밤 10시 17분에 일어난 참사라고 했다.
이 참담한 사고를 어찌 글로 표현한단 말인가?
아침은 먹어야겠기에 리조트 안에 있는 CU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 와서 숙소에서 먹기로 했다.
깻잎 김치랑 배추 김치, 닭봉, 컵라면으로 아침상을 차렸다.
친구가 준 멸치
닭봉 스테이크
친구가 준 잡곡밥
컵라면
컵라면 국물에 밥 말아먹기
깻잎 주변에 손질한 멸치 놓기
구입한 김치
아침을 먹고 우유와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문득 오늘 여행 일정이 내키지 않는다.
전날 친구가 챙겨준 잡곡밥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생각을 정리했다.
텔레비전에선 연신 이태원 참사 이야기뿐이었다. 부모 된 입장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왔다. 일요일마다 연희동 가려면 이태원길을 지나간다, 해밀턴 호텔 앞 오르막 골목길이 눈에 선하다. 그 좁은 골목길에서 참사가 일어났다니 믿을 수 없다. 이런저런 생각이 자꾸 떠올라 둘째 날 제주 관광 계획은 포기하고 친구네 귤 농장에서 귤 따며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일요일이건만 부영 호텔 앞 도로변이 한산하다.
친구네 농장 가는 길 한라산 봉우리가 잘보여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제주 올 적마다 저 한라봉을 오르는 꿈을 꾸건만 실천하지 못했다. 언제쯤이나 정복해 보려나?
중문로 도로표지판
예래로 색달로 도로표지판
야자수가 심긴 도로를 지나 친구네 농장에 도착했다.
친구와 함께 귤나무에서 귤을 따고 담는 작업을 하는 東
귤 따고 담는 것을 난생처음 해보는 東은 무슨 생각을 할까?
담아놓은 귤 크기가 크고 작고 엉망이구먼...
저 많은 귤을 어떻게 다 따고 어떻게 다 판매를 할 것인지 내가 다 걱정이 된다.
친구끼리 만나서 좋아죽을라고 한다.ㅎㅎ
귤 크기에 맞게 담고 있는 東 표정이 진지하다.
친구 아내는 갑자기 일이 생겨 출근하러 가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내가 어설픈 밥상을 차렸다. 양지서 가지고 간 호박을 굽고, 야채로 겉절이 하고, 조기를 구워 점심상을 차렸다. 귤 따기 체험하러 온 사람 두 명과 함께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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