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6일 목요일 종일 가랑비 내림
드디어 음력 윤 2월 16일 말날에 장 가르기를 했습니다.
장독 뚜껑을 열어보니 간장색상이 알맞게 잘 우러났습니다. 구수하게 느껴지는 간장 향기도 참 좋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아침부터 종일 가랑비가 오락가락했습니다. 점심때가 지나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난감해하다가 문득 생각해 내었습니다.
'그래, 이까짓 장독 뭐 그리 무겁다고... 집안으로 들고 가서 주방에서 분리하면 더 쉬울 듯...'
이렇게 해서 장독을 東과 함께 들고 주방에 갖다 놓았습니다.
큰 대야, 중간 대야, 결이 고운 채를 펄펄 끓는 물에 튀겨서 물기 말려 준비해 두었습니다. 가장 먼저 지지대 역할을 한 조릿대와 고추와 대추, 숯을 장독에서 골라내었습니다.
찜통 위에 결이 고운 채를 들고 독에서 간장을 떠내어 걸러 주었습니다.
자급자족용으로 농사지어 장만해 둔 고추씨 가루입니다. 250그램을 된장에 넣었습니다.
독에서 건져낸 메주덩이를 손으로 일일이 으깨어 덩어리를 풀어주면서 고추씨가루를 섞었습니다.
메주덩이는 잘 부서졌고, 고추씨 가루와 잘 섞였습니다.
된장 색상이 왜 이렇게 새카맣냐고요?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메주를 쑤었더래요. 선비콩 1킬로그램, 쥐눈이콩(서목태) 1킬로그램, 흰콩 1킬로그램으로 장을 담았습니다. 언젠가 외숙모님에게서 쥐눈이콩 메주로 만든 된장 한 병을 얻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맛을 잊지 못해 따라 한번 해 본 것입니다. 색상은 시커멓지만 메주콩보다 쥐눈이콩 장맛이 훨씬 구수합니다.
덩어리 진 된장을 다 으깨어 장독에 담고 나서 간장을 달였습니다.
끓기 시작하고 20분은 강불, 10분은 중불에 달였습니다.
달이면서 생기는 거품은 이렇게 걷어냅니다
주방에서 작업했던 장독을 들어내어 원래 있는 장독대로 갖다 놓았습니다. 된장 위에 다시마를 올려두면 곰팡이가 피지 않습니다. 며칠 후에 윗부분을 빼곡히 덮어줄 예정입니다.
장독대 주변으로는 큰 소나무가 일곱 그루 있습니다. 5월이 되면 송홧가루 날리는 것이 장난 아닙니다. 예전 대장금을 보니 송홧가루 날릴 때 장독 뚜껑을 열어서 송홧가루가 들어가게 하더군요. 송홧가루가 들어가면 장맛이 더 좋다기에 해마다 따라서해 보았습니다. 올해도 잊지 않고 날씨가 좋은 날엔 하루 몇 시간 정도 송홧가루가 들어가게 할 예정입니다.
이제 장 가르기 끝내었으니 조만간 장독대 손질도 해 주어야겠습니다. 간장과 된장, 고추장, 소금이 들어 있는 몇 개만 빼고 나머지 장독들은 말린 식재료 보관 장소로 활용하고 있답니다.
* 몇 달 전 장 담던 날을 불러와 보았습니다.<--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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