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2023년 5월 14일 일요일
가정주부라면 느낄 것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일 중 한 가지가 채소 다듬기라는 것을... 쪽파, 부추, 콩나물 다듬기 등 이런 단순 작업이 얼마나 지겹고 귀찮은지는 해본 사람만이 알겠지요?
아침 먹고 나서 부추김치를 담았습니다. 부추김치 담으며 부추밭에서 부추 베어 김치 담기까지 과정을 써보았습니다.
부추밭
우리 집 전용 부추밭입니다. 영양부추와 일반부추, 두메부추 세 종류를 심었습니다. 부추도 종류마다 다 식감과 맛이 다릅니다. 영양부추와 두메부추는 이웃에서, 일반부 추는 15년 전 귀촌할 때 친정 엄마가 뿌리를 한 소쿠리 뽑아주신 것입니다.
영양부추는 잎이 가늘고 식감이 아삭아삭합니다. 두메부추는 식감이 아삭하고 진득진득한 즙이 많이 나옵니다. 오늘은 일반부추를 베어서 김치를 담으려고 합니다.
부추 키우기
부추는 베고 뒤돌아서면 그 자리에서 바로 쑥쑥 자라오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자랍니다. 부추 벤 곳에 흙을 덮어주고 퇴비를 적당히 뿌려주면 이 주일 후에 또 베어 먹을 수 있습니다. 서리 내리는 가을까지 열 번 이상 베어 먹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심고 나서 이, 삼 년에 한 번씩 포기 나눔을 하면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도 먹을 수 있습니다.
부추를 베다말고 하늘나라 가신 친정엄마 생각에 잠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엄마가 살아계셨더라면 이 보들보들한 부추를 베어서 갖다 드리면 정말 좋아하실 텐데...'
하늘나라 엄마 대신 친정 언니에게 가끔씩 보내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칼로 부추를 잘랐습니다.
부추를 한 줌씩 쥐고, 칼로 흙 속에 집어넣어 부추 밑둥치를 벱니다. 부추 끝을 툭툭 털어 흙을 제거한 후, 소쿠리에 담습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베는 부추여서 매우 부드러웠습니다.
부추 다듬기와 부추김치 담기
부추를 일일이 다듬는 대신 물로 씻어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릇에 물을 받아 그 속에 집어넣고 부추 끝 부분을 손으로 비빕니다. 비비면 겉껍질이 싹 다 벗겨집니다. 이렇게 비비고 난 후, 이물질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물에 헹구고 또 헹구어서 부추 손질을 마쳤습니다. 손으로 일일이 다듬었을 때 두 시간이나 걸렸는데 비해 물로 씻으니 단 이십 분 만에 깨끗한 부추가 되었습니다.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해.'
깨끗이 씻은 부추를 세 등분한 후 그릇에 담았습니다. 멸치 액젓 세 큰 술, 새우젓 세 큰 술을 넣어 부추 숨을 죽였습니다.
지난해 가을에 말려둔 빨강, 노랑, 주황 파프리카, 당근을 한 줌 넣었습니다.
사과, 당근, 노란 파프리카, 빨간 파프리카를 각각 한 개씩 채 썰어 넣었습니다. 생강과 마늘 다진 것 한 티스푼씩 넣고 골고루 잘 섞어줍니다. 완성된 부추김치는 통에 담아두고 끼니때마다 이렇게 한 접시씩 꺼내서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사과와 파프리카가 들어간 부추김치 한 젓가락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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