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7일 금요일 맑음
오늘은 큰맘 먹고 각종 산나물을 채취했습니다. 이웃에서 캐 온 달래와 함께 친정 언니에게 보내줄 산나물을 뜯다 보니 오후 2시가 훌쩍 지났습니다. 23년도에 갓 올라온 원추리, 곰취, 두릅, 당귀, 삼잎국화, 고추나무, 오갈피나무 새순을 뜯으며 하늘나라 가신 친정어머니가 몹시도 그리운 날이었습니다. 친정 엄마 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셨을지 생전의 환한 엄마 얼굴이 떠오릅니다.
1. 달래
아침 밥숟갈 놓자마자 이웃집으로 달래를 캐러 갔습니다. 매실나무 아래에 지천으로 나서 자라는 달래를 다 캐어가도 된다는 이웃님의 말씀에 두 번이나 캐어 먹었습니다. 오늘 세 번째 캐러 간 이유는 도시에 살고 있는 친정 언니에게 보내주기 위해서입니다. 그저께 하루종일 내린 비로 인해 달래가 더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캐면서 티끌 골라내고 대충 다듬으면서 캐다 보니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집에 와서 뿌리에 묻은 흙만 대충 흔들어 씻었습니다.
달래 먹는 법
1. 달래를 총총 썰어서 고춧가루, 마늘, 집간장, 진간장, 참기름, 들기름, 깨소금 등을 넣고 달래장을 만들어 먹습니다.
2. 달래로 부침개를 만들어 먹습니다.
3. 달래장아찌를 만들어 놓으면 여름까지 먹을 수 있습니다.
4. 달래 된장을 끓여 먹으면 됩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집 뒷동산에 가서 여러 가지 나물을 채취했습니다.
2. 원추리
뒷동산 양지바른 언덕에 심어 놓았습니다. 원추리는 봄철 새순이 돋을 때 딱 한 번만 베어서 먹는 나물입니다. 그저께 온 단비 덕분에 원추리 새싹이 알맞게 올라와 있었습니다. 새순을 하나하나 칼로 베었습니다.
원추리나물 먹는 법
1. 데쳐서 간장, 참기름을 넣고 무쳐 먹습니다.
2.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쳐 먹습니다.
3. 데쳐서 된장국을 끓여 먹습니다.
* 주의 사항 (필히 지킬 것)
원추리나물은 끓는 물에 데쳐서 하룻밤 물에 우려서 독성을 제거해야 합니다. 삶아서 바로 먹으면 배가 아플 수 있어요.
3. 곰취
뒷동산 반그늘에 심어놓았습니다. 십오 년 전 딱 한 포기에서 해마다 포기 나눔 해서 다시 심어 많이 번졌습니다. 아직 아기 손바닥 크기이지만 여름 되면 얼굴 크기만큼 자랍니다.
곰취 먹는 법
1. 갓 올라온 곰취는 데치지 않고 갓 뜯은 잎을 양념하지 않는 날 된장과 함께 먹으면 맛과 함께 향기가 매우 좋습니다.
2. 어느 정도 컸을 때 데쳐서 간장, 참기름에 무쳐 먹으면 됩니다.
3. 양이 많으면 말려 묵나물로 만들어 두었다가 겨울에 먹으면 됩니다.
4. 두릅나무
십 오 년 전 이사 온 후, 대구에서 다섯 그루를 뽑아와서 심었습니다. 세월 흐르니 얼마나 번져 나는지 감당이 불감당입니다. 애써 일궈놓은 밭을 잠식해 들어가서 캐어내기 바쁩니다. 남편 키보다 세 배는 자라 새순 따는 것도 일입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도 장대 같은 긴 톱으로 새순을 몇 개 꺾었습니다. 올해 처음 올라온 두릅 새순 모습입니다.
두릅 먹는 법
1.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초고추장에 찍어 먹습니다.
2. 데친 두릅을 튀김옷 입혀 기름에 튀겨 먹거나, 부침개를 해서 먹습니다.
5. 당귀(일당귀)
한번 심으면 다년생이고 씨앗도 절로 떨어져 발아하는데, 우리 집에 오면 번식이 잘 되지 않습니다. 해마다 이웃에서 나눔 해 주어 올해도 몇 포기 얻어와서 심었습니다. 여섯 포기에서 갓 올라온 잎 하나씩 떼어내었습니다.
당귀(일당귀) 먹는 법
1. 생으로 먹으면 가장 좋습니다. (비빔밥에 당귀잎을 잘게 썰어 넣으면 향긋한 향기가 기분 좋게 합니다.)
2. 새로 자라는 잎을 수시로 뜯어 당귀 장아찌를 담으면 여름 밑반찬으로 아주 좋습니다.
3. 잎뿐만 아니라 줄기, 뿌리를 삼계탕 할 때 넣으면 잡내가 없고 맛이 배가 됩니다.
6. 삼잎국화
고라니가 제일 좋아하는 식물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 사진을 보면 고라니가 뜯어먹은 모습 보이지요? 삼잎국화는 철분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 아주 좋다고 합니다. 고라니도 이런 좋은 성분을 알고 뜯어먹는지...
삼잎국화 먹는 법
1.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등을 넣어 무쳐 먹습니다.
2. 말려두었다가 묵나물로 먹습니다.
7. 고추나무
이름이 왜 고추나무이냐고요? 잎의 모양과 꽃봉오리, 하얗게 피는 꽃 모양이 고추와 꼭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봄에 새순이 꽃봉오리와 함께 올라옵니다. 이 새순을 따서 나물로 먹습니다.
고추나물 먹는 법
1. 갓 자란 새순을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간장, 참기름, 마늘, 깨소금을 넣고 무쳐 먹습니다.
봄에 단 한번 맛볼 수 있는 귀한 산나물입니다.
8. 오갈피나무
오갈피나물 먹는 법
1. 오갈피나무 새순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간장, 참기름 등을 넣고 무쳐 먹습니다.
2. 밥 할 때 새순을 넣어서 먹습니다. 이것을 오가반이라고 합니다.
3. 오갈피 새순을 살짝 데쳐서 간장, 설탕, 식초를 넣어 오갈피 장아찌를 만들어 먹습니다.
산을 깎아 만든 전원 단지에 둥지를 튼 지 만 십오 년이 됩니다. 운 좋게도 우리 집은 뒷동산이 뒷담장과 맞붙었습니다. 동산 땅 주인이 얼마든지 활용해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황량했던 산속 땅은 우리 부부 삶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귀촌한 그 해부터 십오 년 동안 각종 산야초들을 심고 가꾸었습니다. 그 덕분 해마다 이렇게 각종 나물을 뜯어먹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친정 언니야. 늘 마음만 있어도 한 번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 이렇게 봄철 처음 올라온 나물을 언니를 위해 뜯어보긴 처음이야. 어제 우체국 택배로 보냈어. 비록 양은 적지만 한 나절 투자한 동생 정성 생각해서 잘 먹어? 언니를 위해 이 글 쓴 거야. 나물 먹는 법 잘 읽고 맛나게 요리해 먹어?'
*세상 참 편리합니다. 어제 오후에 우체국에 가서 부쳤습니다. 요즘 택배기사들이 파업하여서 월요일날 배달될지도 모른다했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언니가 택배 상자를 받았다고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 곰취 등 각종 봄나물로 삶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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