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백암 장날, 배추 모종을 구입하러 갔다가 트럭에서 마른오징어를 판매하는 분을 만났습니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워낙 좋아하는 오징어이니만큼 가격을 한번 물어보았습니다. 아저씨는 오징어 가격 대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어? 경상도 아줌마이네요?"
"네, 맞아요. 대구 사람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대구 사람입니다. 이 오징어 한 축 사세요. 고향 사람이니까 싸게 드릴 게요. 포항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고향 사람이라기에 반가워서 앞 뒤 생각도 하지 않고 이 만원 할인해 준다기에 15만원 주고 스무 마리 한 축을 덜컥 사버렸습니다.
사들고 집으로 오며
'아니, 시장에선 한 번도 구입한 적 없는데... 귀가 얇아 비싸게 산 것은 아닐까? 오래된 오징어는 아닐까?'
급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그렇지만 어쩌겠어요? 구입한 것 물리러 다시 차를 되돌릴 수는 없고....
어제 일요일, 냉장고에 넣어둔 마른 오징어 세 마리를 꺼내어 오래간만에 오징어 튀김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마른 오징어 튀김 만드는 법
1. 오징어를 물에 슬쩍 씻은 후, 세 시간 물에 담가서 불려 놓습니다. 잘 불려진 오징어를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오래 불리면 오징어의 맛있는 맛이 다 빠져나옵니다. 오징어가 잠길 듯 말듯 물을 부은 후, 수시로 돌려줍니다.)
2. 가위로 자른 오징어를 물기 털어낸 후, 튀김 가루를 묻혀 놓습니다.
3. 튀김 가루로 반죽해 놓은 것에 오징어를 퐁당 담가 옷을 입힌 후 기름에 튀겨 냅니다.
4. 튀긴 오징어를 채에 받쳐 기름기를 뺀 후, 접시에 담습니다.
'고소한 이 맛이란!'
5. 잘 튀겨진 오징어를 결대로 죽죽 찢어서 접시에 담습니다.
한 마디로 오징어 튀김 맛은? 죽음입니다.
아들과 아들 저거 아버지가 들며 날며 집어먹는 걸 보니 기분 좋았습니다.
이 부자父子들은 절대 맛있다 소리 하지 않습니다. 접시가 비워진 것 보며 짐작할 따름입니다. ㅎ
튀김류는 고콜레스테롤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자제하고 또 자제했는데요. 설날과 추석 명절에만 만들어 먹는 마른 오징어 튀김을 이렇게 한 여름에 튀겨 먹어 보았습니다.
고향 사람이라고 판매한 트럭 상인의 상술에 꼭 속아서 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농협 하나로 마트나 코스트코에서 구입하여 먹었던 동해안 마른 오징어보다 맛이 더욱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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