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2일 금요일 맑음
지난 8월 21일 날 배추모종 구입하여 심어 놓은 배추가 어느새 이만큼 자랐습니다. 만 한 달이 된 모습입니다.
그 옛날 천정 엄마가 혼수품으로 마련해 주셨던, 당시 최고급(?) 모기장은 결혼 후, 몇 번 쓰지도 않고 장롱 속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귀촌하면서 텃밭 농사에 아주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땅콩 수확기 철 되면 까치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땅콩 밭에 씌워주기도 하고, 가을이면 이렇게 배추를 보호하는 훌륭한 그물망이 되기도 합니다.
모기장 속 배추들이 얌전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메뚜기, 방아깨비도 뜯어먹지 못하고, 배추흰나비가 날아들지 못하니 알을 낳지 못합니다. 구멍 난 배춧잎이 보이지 않아 기분 좋습니다.
고라니 들어오지 못하게 치는 울타리 망으로도 배추와 무 위로 덮어줘 보았습니다.
의외로 이렇게 엉성엉성한 그물망도 곤충들에겐 위협으로 느껴지는지 무와 배춧잎 상태가 좋습니다.
망 사이로 들여다보니 벌써 무가 엄지손가락 굵기보다 좀 더 굵어져 있습니다.
아침 먹고 시간내어 무청 겉잎을 뜯어서 무청 반찬도 만들어 보아야겠어요. 배추, 무를 유기농법으로 키우니, 시장에 때깔 좋은 배추처럼 포기가 크고 탐스럽지는 않습니다. 벌레 보이면 손으로 일일이 잡아줍니다. 내 손으로 내가 먹는 먹거리를 길러먹는다는 자부심에 농사짓는 것이 재미납니다.
무와 배추가 다 자라면 김장철이 되었을거고, 김장을 다 하고 나면 또 한 해가 속절없이 흘러간다는 뜻이겠지요. 흐르는 세월 앞에서 하루하루를 보람되고 소중하게 보내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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