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8일 토요일 맑음
점심을 먹으려고 하다가 문득 은행이 생각났습니다. 11월 내내 가을걷이하고, 짬짬이 화분 월동 위해 집안으로 들여놓고, 게다가 김장까지 하느라 산책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은행나무 아래에 은행은 얼마나 있을지...
점심 먹기 전에 잠시 주워 오려고 바스켓과 고무장갑을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동네 어귀에 있는 오래된 고목 은행나무 가지를 올려다보니 바람에 은행이 다 떨어지고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참 맑고 푸릅니다.
은행나무 아래를 보내 바람에 떨어진 은행이 보입니다.
이것만 주워도 충분한 주전부리가 될 것 같습니다.
예년 같으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은행이 수북이 쌓여 있었을 텐데, 올해는 동네 분들이 대부분 주워갔나 봐요. 늦게까지 가지에 매달린 은행들이 요즘 떨어져 제대로 숙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만지면 알맹이가 쑥쑥 빠집니다. 주우면서 한 알 한 알 으깨어서 알맹이만 바스켓에 담았습니다.
집에 가져와서 고무장갑 낀 손으로 은행을 주물럭주물럭 만져준 후, 물에 씻습니다. 바스켓에 물을 가득 담아 부으면 겉껍질은 물에 떠내려가고 은행 알맹이만 남습니다. 박박 문지르고 문질러 은행 겉껍질을 씻어내었습니다.
물기를 뺀 후, 소쿠리에 담아 주방에 하루를 두었더니 이렇게 깨끗이 잘 말라 있었습니다.
나만 부지런하면 이렇게 먹을 것이 생깁니다. 귀찮음을 참고 장만한 은행알이 올해 따라 더욱더 어여쁘게 보입니다.
뚝배기에 은행알을 넣고 뚜껑을 덮은 후, 전자레인지에 2분 돌렸습니다. 껍질이 터지며 알맞게 잘 익었습니다. 1인 당 은행알 8개씩 시식했습니다. 쫀득 맛이 좋아서 한 주먹은 먹어야 직성이 풀리겠지만, 은행은 과유불급이라니 참아야 합니다.
東에게 상납할 은행
(서울 지인이) 유럽에서 간택해 온 이쁜 꽃방석에 받쳐 주었더니 은행이 빛이 납니다.
은행 효능에 대해 써놓은 글 링크합니다.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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