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8일 맑음
너무 추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냥 눈 감고 하룻밤을 꼬박 샜다. 히터를 트니 방안 공기가 답답해 꺼버려 더 추었다. 전기 장판을 깔고 이불을 두겹이나 덮었지만 뒤척일 때마다 이불 속으로 찬바람이 들어와서 더 잠을 이룰 수 없는 데다가, 東이 심하게 코골이를 하는 바람에 날밤을 샌 것이다.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젖히니 아직도 해가 떠오르지 않았다. 나보다 항상 먼저 일어나는 東은 새벽 5시에 아래층으로 내려갔단다. 8시 20분에 멀리 보이는 산 너머로 환한 빛이 보이더니 해가 조금씩 떠올라왔다. 대구에서는 베란다에서 7시 50분경에 함지산에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었는데, 무려 30분이나 늦게 떠오르는 것이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온집안에 햇살이 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환해서 좋았다.
먼지 청소가 급선무라서 아래층 계단과 거실부터 닦았다. 어제 밀대로 한번 닦았지만 다시 서서 발로 닦았다. 식당, 홈바, 주방 바닥은 앉아서 나무결대로 차근차근 닦았다. 먼저 물걸레로 닦은 다음 마른 걸레로 닦았다. 닦다보니 아침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나니 귀뚜라미 보일러 직원이 왔다. A/S를 하고 45,000원 지불했다. 보일러가 정상 가동되니 살 것 같았다. 그동안 비워둔 집이라서 온집안을 데우기 위해 보일러 두 개를 다 가동했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집안 전체가 훈훈해졌다.
각종 주방기기들을 부엌 가구 안에 내장한 뒤 표면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놓은 디귿자형 빌트인이어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식기 세척기, 오븐과 가스레인지, 수도꼭지 기기 등이 모두 독일제였다. 무엇보다도 싱크대와 수납장이 많아서 좋아 했는데, 수납 공간을 하나 하나 닦아내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었는지... 밤 11시까지 닦고 또 닦았다.
어제는 첫날이어서 마스터룸에서 잠을 잤지만, 오늘은 일층에 있는 서재에서 자기로 했다. (정원이 보이는 방은 일층 서재, 맞은 편은 침실1, 정원이 보이는 방은 이층 서재, 맞은 편은 東 연구실로 이름을 붙였다.) 이층으로 가져간 매트리스를 다시 옮겨와서 침대 위에 놓았다. 이불을 펴놓은 방바닥이 너무 뜨거웠다. 보일러가 가동되고 방안이 더워 잠이 절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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