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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어둠이 깃들 때까지

by Asparagus 2008.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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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2일 금 맑음

아침 일찍 설비 기사가 왔다. 약 한 시간 걸려 보일러 물 순환 펌프를 교체했다. 다시는 어제와 같은 일이 없기를 ...

 

아침 먹고 집 전면 화단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기로 했다. 지난번 난생 처음 전지를 했을 때는 전지가위를 쉽게 대지 못했다. 가지 끝마다 형성된 꽃눈이 겨울 추위 속에서도 갈색 모자를 쓰고 볼록볼록 자라고 있는 것을 차마 자를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떤 색깔의 연산홍 꽃이 필까? 꽃 피는 것을 보고 나서 제대로 전지를 해 주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전지가위로 웃자란 키만 살짝 잘랐는데, 몇 주 만에 생각이 바뀌었다.

왜냐하면 연산홍, 회양목, 조릿대가 서로 뒤엉켜 자라서 정원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무들의 키를 조금씩 낮추다보니 전지 요령이 생겼다. 이 정원을 맨 처음 조경했을 때 수종을 어떻게 배열했을까 생각하며 서로 뒤엉켜 자라고 있는 회양목과 연산홍 중 하나를 선택하여 완전히 제거해 나갔다. 조릿대도 과감히 잘라내었다.

 

‘만약 내가 잘못 잘랐다 해도 다시 잘 자랄 거야. 그러면 그 때 가서 수형을 잡아주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퍽퍽 마음 놓고 잘랐다.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정원석이 훤히 드러났다. 정원석은 세 단 높이로 쌓여 있었다. 모두 위가 편편하고 반듯한 바위들이었다. 그 다음에는 연산홍과 회양목 수형을 둥근 모양이 되게 싹둑싹둑 잘랐다. 화단과 바위 사이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을 긴 막대기를 이용하여 긁어내었다.

 

낮 12시, 지난 해 12월에 전화 상담하고 잊어버렸는데, 태양열 전기 회사 직원이 방문한 것이다. 한 시간 정도 태양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약간 망설였지만 친환경이고 지구의 온실효과를 감축시켜 준다 해서 계약해 버렸다. 지난 해 가격으로 지붕에 설치를 해준다고 했다. 태양전지(태양광발전설비)인데 정부에서 70% 지원하고 개인이 30% 지불하는 조건이다. 시설비는 600만원이 든다고 한다.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발전되는 용량은 3kw, 한달 약 360kw를 태양열이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전기 요금이 얼마나 절약될 지는 내년 겨울을 지내보아야 비교가 될 것이다.

 

저녁 때 東이 읍내에 가서 갈구리 등등을 사왔다. 오늘 종일 화단에서 긁어낸 낙엽들과 전지한 나뭇가지 등을 포대에 담아 집 옆 공터에 갖다 버렸다. 어느덧 어둠이 깔리고 마당 앞 가로등에 불이 켜졌다. 일에서 해방시켜 준 어둠에게 감사하며 그제서야 집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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