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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6일 일요일 맑은 후 흐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저녁 먹고 커피를 마셨기 때문이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려니 온몸이 찌부드드 했다. 결국 감기 몸살에 걸리고 말았다. 온몸에 열이 펄펄 나고 팔다리의 세포 하나하나가 내손에 닿는 것조차도 아팠다. 다행히 입맛은 잃지 않아서 아침 먹고 누워 끙끙 앓다가 일어나 점심 먹고 또 끙끙 앓아누웠다. 4시 30분에 양지 네거리에 아들 형제를 내려 주고 판콜 몇 병을 사서 한 병 마시고, 의자를 뒤로 젖히고 차속에 누워서 대구로 왔다. 내가 하여야 할 일을 東이 다 해야 했다. 자신도 괴로웠을 것인데, 말없이 잘 챙겨 주어서 고마웠다.
그러고 보니, 내가 내 건강을 너무 신뢰했나? 일년 중 가장 바쁜 3월 학기 초였는데, 근무하고 토, 일요일은 양지에서 이런 저런 일하며, 3월 한 달을 무사히 잘 보냈는데……. 내가 좋아서 한 일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3월 한 달 내내 일만 한 셈이었구나.
나 스스로가 철인이라고 생각했나?
모든 일은 과유불급이다. 이 나이에 생각만으로 힘이 펄펄 난다고 몸 생각하지 않고 일하는 것이 얼마나 무리인가를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쉬엄쉬엄 쉬어가며 하는 일도 일은 일이다.
그러니 휴일은 만사를 젖혀 두고 쉬어야 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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