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12일 일 맑음
현관 입구에 핀 연자주색 제비꽃이 예쁘다.
아침 먹고 뒷마당에 있는 낙엽을 포대에 쓸어담았다. 한 포대, 두 포대,....끝도 없이 낙엽이 자꾸 나온다. 지난 번 낙엽을 제발 갖다 버려라 했건만 꾸역꾸역 담벼락에다가 긁어 모아서는 발로 꾹꾹 밟아 놓은 이 사람이 정말 미웠다. 휴! 정말이지, 고집도 저런 고집이 없다. 동은 나보고 그렇게 말하겠지. 그냥 두면 썩을 낙엽을 기어이 긁어낸다고...
정말이지, 손발이 맞아야 고생을 덜하지. 이건 뭐 생고생이다. 아무튼 하루 종일 낙엽을 긁어내어 포대에 담았다, 그래도 언덕 너머로 버려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건 뭐 고생하자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일 하다말고 화장실로 직행했다. 그 넘의 변비가 나를 애먹이는데, 쪼그려 앉아서 일한 덕분인가? 아무튼 그 괴롭던 변비가 찰라에 해결되다니.... 일하면서 얻는 것이 있으니 이 재미에 일을 하는지도 모르겠네.^^
하여튼 1시 20분까지 일하다가 들어오니, 동이 진수성찬을 차려 놓았다. 제대로 된 소고기국을 정말 잘 끓였다. 어떻게 끓였느냐고 했더니, 참기름을 넣고 양지머리를 달달 볶다가 간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또 볶다가 물을 붓고 숙주 나물, 무, 파, 양송이 버섯, 마늘을 넣어서 끓였단다.
제대로 장을 봐서 제대로 국을 잘 끓였다. 이제 동의 요리 솜씨 100점이다. 점심 먹고 다시 뒷마당에 가서 계속 낙엽을 �어 내어 포대에 담았다. 끝도 없는 것 같더니,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7시 경에야 거의 다 마무리했다. 6시에 서울서 아들이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병식이가 그나마 한 삼십분 정도 삽으로 화단의 모래를 퍼서 마당에 뿌려 준 덕분 손을 털고 집안에 들어 올 수 있었다.
저녁 먹고 설겆이까지 해 준 東이 뒷마당에 가서 괭이로 고랑을 만들어 주었다. 가로등 불빛이 밝아서 씨앗까지 뿌리려다가 참았다. 참나무 둥치를 뒷마당에 옮겨 놓았다. 간이 의자로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두 주일 전에 뿌린 청경채가 이제야 싹이 트고 있다. 한 고랑에 너무 많이 뿌린 것 같다.
고개를 내밀고 있는 청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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