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0일 토요일 맑음
오랜만에 이층 안방에서 잤다. 문득 눈앞이 환해져서 눈을 떴다.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아니, 벌써? 새벽 5시 45분 쯤 되었는데 해가 산 위로 한 뼘 정도 떠올랐다. 일층에서는 동산 앞의 큰 참나무 때문에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떠올랐는데, 이층에서는 해 떠오르는 모습이 아주 잘 보였을 것이다. 내일 아침에는 꼭 보아야겠다.
창밖으로 내려다보니 남향집은 아직 어두웠지만 우리 집과 한방향인 집들은 모두 아침햇살을 받아 지붕도, 나뭇잎도, 마당도 황금빛이 났다. 마치 한낮 같다. 아침에 해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아침 일찍부터 햇살을 받을 수 있어서 남동향이 좋은 것이라더니 정말이네. 올빼미형 체질에서 종달새형 체질로 절로 바뀌겠다.
그저께 새로 산 세탁기 덕을 톡톡히 잘 보고 있는 중이다. 커튼 6개를 세탁하니 하루해가 꼬박 가버렸다. 저녁 6시 30분에 똘이가 온다고 해서 東이 마중 갈 동안, 7호집 주인이 잔디를 깎고 정원을 정리하시기에 청경채 모종을 조금 갖다 드렸다. 모종을 사서 심은 상추가 너풀너풀 잘 자라고 있었다. 개량 패랭이 한 무더기 얻었다. 상추를 솎아가라고 하시어 한바구니 뜯었다. 우리 집 정원은 아직 엉망이라고 하니, 구경하러 오셨다가 소나무가 자라는 모양을 보시고, 전지가위와 톱을 가지고 다시 오셨다.
일하는 것이라면 재미가 없지만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하셨다. 나뭇가지와 나뭇가지가 부딪치는 곳은 과감히 한 곳을 자르고, 새순이 돋은 곳은 주지를 찾아 솎아내라고 하셨다. 바깥 방향이 아닌 안쪽 방향으로 자라는 가지도 과감히 자르라고 하시며 소나무 두 그루를 가지 정리 및 전지를 두 시간 여 동안 해 주고 가셨다. 저녁 대접을 하려고 했지만 극구 사양하셨다. 정말 고마우신 분이다. 東과 함께 나무전지 하는 법을 조금 배웠으니, 앞으로 한겨울에 전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늘은 정말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매일 밤 1시까지 책 읽고, 해 뜨는 모습 본다고 일찍 일어났으니 잠이 모자란다.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 > 녹색 장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는 해를 바라보며 (0) | 2008.05.12 |
---|---|
해돋이 (0) | 2008.05.11 |
시행착오 (0) | 2008.05.09 |
살아가는 게 일하는 것 (0) | 2008.05.08 |
뒷동산을 산야초 동산으로 (0) | 2008.05.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