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5일 맑음
하루가 잘도 흐른다. 아침 7시 40분에 일어나자마자 부지런을 떨었건만 10시에 아침을 먹다니... 오랜만에 늦잠을 자버렸기 때문이다. 아들 생일을 당겨서 한다고 미역국을 끓이고 고사리 나물을 만들고, 호박, 가지전을 붙이고, 겨우 그 정도했는데 말이다. 아침을 먹고나서 설겆이를 절반하다가, 빨래를 하다가. 거실에 있는 화분에 물을 주다가. 그렇게 동동거리며 서둘다보니 어느새 점심 먹을 시간이 후딱 지나고 있었다.
마당에 나가보니, 밤사이 체리세이지가 꽃대 하나를 올려 저혼자 피어있다. 잎에서 나는 향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체리색꽃이 정말 곱기도 하다. 4년전 10Cm정도 되는 가지 하나로 꺾꽂이 하고 또 하여 몇 십배로 개체수를 불려 놓았다. 대개의 허브 종류가 다 그렇듯 이 녀석도 줄기를 잘라서 흙에 꽂아 놓기만 하면 뿌리를 내리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다.
체리 세이지 ( Cherry Sage)에 대해 공부하기
영명 :SAGE
학 명 : Salvia officinalis L
원산지 : 유럽남부, 지중해 연안
번식법 : 씨뿌리기, 꺾꽂이, 분갈이
과 명 : 꿀풀과 / 다년초
이용부위 : 줄기, 잎, 꽃, 오일
세이지 종류 중에서 체리향이 난다고 해서 이름이 체리세이지. 체리세이지는 먹는 꽃중의 하나다.
체리세이지는 특히 기름기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체리세이지는 입을 반쯤 벌린듯한 꽃도 예쁘고 가지치기만 잘하면 1년에 2~3차례 이상 개화가 가능하고 몇년씩 원예용으로 다듬어 키우기도 좋은 허브이다. 물론 로마시대부터 만병통치약(강장,신경계통, 소화계통)으로 알려 질 정도로 약효도 다양하며 구취예방이나 린스, 향수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지난 해 세 개 폈던 백년초가 올해는 꽃봉오리를 다섯 개 매달고 있다. (천평 어느 국수집에서 손바닥만한 것 세 개를 얻어왔는데, 물만 가끔가다 주었는데도 저 혼자 열심히 잘 자란다. 그런데, 사랑을 하기엔 너무나 먼 그대이다. 노란 꽃이 피었을 때 가까이 갔다가 보이지 않는 털가시에 공격당했다. 몇날 며칠을 빼도 빼도 빠지지 않고 괴롭히던 녀석이다. 감상할 때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식물 중 하나)
옆 공터 텃밭에 심어놓은 옥수수와 수박, 참외, 호박, 박 등등...
어제는 이렇게 탁구공만하던 수박이...
하룻밤사이, 야구공보다 더 커져 있었다. "나, 수박이오!"라고 말하듯 세로줄 무늬도 선명하다.
놀라운 성장력이 아닐 수 없다. 일주일 후에는 아마도 농구공만큼 커져 있겠지?
이 녀석 좀 보게나, 참외인 줄 알고 사왔던 모종이었는데, 자라는 폼새가 어째 이상타 했더만 역시나
"세로줄 아무리 그어보소! 그래봤자 나, 호박이오!" 하듯 마디마다 구슬 같은 호박을 조랑조랑 달고 있다.
뒷마당에 심어 놓은 완두콩과 감자를 캐서 삶았다. 햇콩, 햇감자를 직접 캐서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또 텃밭에서 딴 오이 네개와 고추 두 개로 오이 무침을 만들었다. 안심하고 오이를 껍질채 먹을 수 있으니, 휴일마다 쉬지 않고 일한 보람이라고 하자. 점심을 먹고 아들들은 4시에 양지를 떠났다. 하도 피곤하여 침대에 잠시 누워 있는다는 것이 한 시간이 흘렀다. 몸이 천근만근으로 늘어지는 것을 겨우 일으켜 대구 갈 준비를 했다. 아니다. 東과 함께 뒷마당에 갔다. 뿌려 놓은 검정콩 모종 시기를 놓쳐 콩나물처럼 자라 있는 것을 뽑아다 심다보니 어느 새 한 시간이 후딱 지났다. 이 콩도 익으면 꼬투리째 삶아 먹을 수 있겠다. 그러니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넉넉한 이 기분때문에 틈만 나면 꽃 심고, 채소 심고, 그러면서 이 소중한 휴일을 식물과 이야기하며 보내는 것이다.
집안에 들어와 東과 함께 설겆이를 하고 치우고 밤 8시 14분에 양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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