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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자연이 선물한 에어컨

by Asparagus 2008.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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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25일 금요일 흐리다가 소나기, 흐림

오후 4시 대구에서 출발하여 6시 40분에 양지에 도착했다. 집안 최저 온도 24도, 최고 온도 25도, 이게 정말인가? 지금껏 집안에 들어서면 온도계를 채크했으니 온도계가 거짓말 할 리도 없겠다. 대구와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대구의 평균 기온이 32도인 것과 비교하면 여기는 별천지이다. 열대야에 거의 잠을 푹 잘 수 없었고, 출근하면 교실은 아침부터 32도를 가리키다가 오후 2시를 지나면 살인적인 무더위, 평균 온도가 34도나 된다. 밤낮으로 찜통 같은 열기로 인해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더위를 잘 참는 나도 올해만큼은 정말 견디기 힘든 여름이다.

 

그런데, 여기는 지난 주도 그렇고 지금은 겉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시원하다. 원인을 생각해보았다. 대구는 왜 그렇게 더울까? 사람이 밀집하여 사는 동네와 아닌 것에서 차이가 나는 것일 것이다. 물론 대구가 분지여서도 그렇겠지만, 덥다고 집집마다 에어컨을 켜니 집안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 바깥으로 내보내는 에어컨의 열기는 더운 대지를 더 덥게 만드는 원인일 것이고, 밤낮으로 쌩쌩 달리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의 자동차들과 거북이처럼 기어가는 일반도로 위에서의 자동차들이 내뿜는 열기가 열대야를 만드는 것 일 게다.  

 

이층 테라스에서 동네를 바라보니 드문드문 불이 켜져 있다. 주변 단지를 다 합쳐도 약 200가구 정도?  그 이외엔 모두 자연이니 지열이 있을 턱이 없다. 그러니 시원할 수 밖에는...  에어컨을 켜지 않는 여름 한 철, 대신 겨울에는 연료비가 많이 지출될 것이다. 고로 세상은 항상 공평한 것이다. 도착하자마자 밭에서 수박 한 덩이와 참외, 오이, 방울토마토, 가지, 고추를 조금씩 땄다. 비가 와도 수박은 당도가 먹기 좋게 잘 익어 있었다. 멀리 피서 갈 것도 없다. 여기가 바로 피서지이다. 이래서 東은 전원주택, 전원주택 노래했는가? 

 

주말마다 전원주택에서 생활해 본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본다. 주택의 불편한 것 손수 고쳐가며 살겠다는 남편의 의지와 생활의 불편한 점을 참아낼 수 있는 아내, 식물을 사랑하고 가꿀 줄 아는 부부의 공동 취미, 비록 소찬거리이겠지만 농사일을 할 수 있는 부부의 근면성 등이 전원 생활을 빛나게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어제 꽃집에서 구입한 '모기를 쫒아낸다는 구문초' 로즈 제라늄과 '집안의 모기를 잡아 먹는다'는 식충 식물, 벌레잡이 통발'을 사서 거실에 매달아 놓았다. 그것 때문인가? 지난 주 나를 그렇게 괴롭히며 주사 주던 집안의 모기가 도망갔나? 잡아 먹혔나? 지금 내곁에 모기가 없고, 에어컨이 필요없는 자연이 주는 이 시원한 바람과 공기가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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