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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전원생활은 머리싸움이다

by Asparagus 2008.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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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28일 월요일 흐리고 햇빛 다시 구름

아침 먹고 책 읽다가 낮 11시에 점심 반찬을 준비하러 텃밭에 갔다. 애호박 한 개, 호박잎, 팥잎, 들깻잎을 조금씩 땄다. 오랜만에 만난 햇살이 너무 뜨거웠다. 얼른 따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온도계를 보니 어제보다 1도 올라가서 25도를 가리켰다. 그런데 습도는 무려 94%였다. 오후 두 시가 지나니 습도가 겨우 3% 내려갔다.

 

오후 5시, 모기방지(모기 접근 금지) 옷을 입고 뒷동산에 심어 놓은 식물들을 보러 갔다. 모기방지 옷이란 지난 해 東이 노봉방을 따기 위해서 만든 발명품 옷이다. 플러스 알파 발상으로 시중에서 구입한 낚시용 모기방지 옷에다가 5mm 두께의 스펀지를 덧대어 공간을 만든 옷이다. 기존의 옷은 얇은 옷을 입고, 그 위에 입는 것인데 입으나 마나이다. 모기는 옷 속으로까지 침을 투입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지긋지긋한 놈이다. 구부려도 옷이 몸에 닿지 않으므로 모기가 찌를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두꺼운 청바지를 입어서 모기 방지용 바지는 입지 않았다.

 <머리, 목, 어깨, 팔꿈치가 닿이지 않게 만들었음 - 특허출원 중임>

 

 <정수리, 이마, 입, 귀, 어깨, 가슴, 팔 길이선 등 몸에 닿이지 않게 만들었음 - 특허출원중임>

 

돼지감자는 하늘 높이 쑥 자라 있었고, 미역취는 벌써 꽃대를 올리고 있었다. 풀을 뽑아 주고 내려와 북서쪽 화단 손질을 했다. 마음먹고 심은 심들이 장마에 2/3정도가 잎과 줄기가 녹아 없어졌다. 혹시나 하고 땅을 파보니, 환경이 맞지 않아서 인지, 벌써 월동 준비를 하고 잠자고 있었다. 잔뿌리가 없어진 곳에 구슬 같은 옥주가 달려 있다. 가만 놔두면 내년에 더 잘 자랄 것을 공연히 두 뿌리나 캐 보았네.

 

모기 방지 옷을 입고 일을 하니 모기들이 온 몸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 먹으려 난리를 쳤다. 덥지만 이렇게 요상한 옷을 입고 일하니 모기들이 약이 올랐을 것이다. 그럼, 사람이란 이렇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머리를 써야 한다니까. 모기방지 옷 덕분에 오늘은 모기에 한 방도 물리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

 

전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모든 아이디어를 총동원하여야 할 것이다. 불편한 점을 한 가지씩 헤쳐 나가며 전원생활에 적응하고 나아가 자연과 더불어 즐기며 사는 보람을 찾자.

 

밤에 모기방지 옷을 입고 중앙 동산을 두 바퀴 돌고 왔다. 옷 덕분에 모기에 깨물릴 걱정 하지 않고 산책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상쾌하다. 밤 열시 현재 온도 25도, 습도 90%. 대구는 오늘도 열대야로 잠 못 이룬다고 한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열대야가 얼마나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지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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