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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깍두기

by Asparagus 2008.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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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30일 화요일 맑음

퇴근하고 관리실에 들러 택배직원이 두고 간 한울 깍두기 김치를 받았습니다. 지난 여름방학 때입니다. '다음 사이트' 메인에 <김치 시어지지 않게 하려면?>이라는 글이 있어서 클릭하여 읽던 중, 한울김치회사에서 김치모니터링 요원을 선발한다기에 응모했다가 난생 처음으로 '요원'이란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종류가 다른 김치 5Kg을 먹고, 시식기를 작성하면 되는 일입니다. 열무김치, 백김치에 이어 오늘은 깍두기김치를 받았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손부터 씻고 깔끔하게 포장된 스치로폼 박스를 풀었습니다. 낮 12경에 받아서 오후 6시에 포장을 풀었으니, 아이스 팩은 다 녹아있었고, 김치가 먹기 좋게 숙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요즘 번번히 먹거리 뉴스로 인해 사먹는 것 하나 하나가 여간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도대체 누굴 믿고, 뭘 믿고 사야하나요? 멜라민이 들어간 과자와 자판기 커피가 우리를 우울하게 하더니, 이제는 물고기 사료, 개사료에까지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세상살이가 참 무섭습니다.

 

이런 와중에 오늘 배달된 깍두기 김치, 포장지 내용을 더 자세히 읽어보았습니다. 한울은 지금껏 국산 재료를 고수하고 있군요. 물론 회사 방침이 그러니까 앞으로도 당연히 국산만 취급할 것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인정해 준 ‘위해요소 중점관리 우수식품’ 이라는 금장리본을 달고 있으니 믿음이 갑니다.

 김칫국물이 새지 않도록 이중으로 단단히 묶어 놓은 속포장이 마음에 듭니다.

 냉장고에 넣지 않고 더 숙성시켜 먹을 것, 친정 어머니에게 드릴 것, 냉장고에 넣을 것, 이렇게 통 세 개에 나누었습니다. 

 친정 어머니가 담아주신 깍두기보다 양념이 더 진합니다. 먹음직스럽게 윤기가 나는 것은 프락토올리고당을 넣어서 일까요?

 쪽파를 넣어서 담은 것을 처음 보았어요. 저도 이다음부터는 깍두기에도 쪽파를 썰어 넣어야겠습니다.

 

퇴근하면서 바깥사람이랑 추어탕을 사먹고 집에 온 바람에 깍두기를 맨입에 먹으며 맛을 보았습니다. 무에 묻은 양념을 물로 씻고 무를 맛보았습니다. 가을무 맛이 났습니다. 깍두기 맛은 무가 좌우하니까, 일단 아삭아삭 잘 절여진 무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군요. 이젠 양념 맛을 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짜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단것을 싫어하는데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맛이 좋았습니다. 친정어머니나 저는 깍두기를 담을 때, 새우젓을 넣어서 담았는데, 한울 깍두기는 멸치액젓을 넣었네요. 새우젓을 넣은 깍두기는 시원한 맛이 나는 반면, 한울 깍두기는 김장김치 같은 진한 맛이 났습니다.

 

이렇게 맨입에 깍두기 한 조각, 또 한 조각 맛보다가 깍두기 김치 맛이 너무 좋아서 냉동실에 넣어 둔 카스테라 한 조각을 꺼내어서 같이 먹었습니다. 어머? 카스테라와 깍두기, 어울리나요? 어울렸습니다. 카스테라 한 입 먹고 깍두기 한 조각 먹고, 그러다보니, 세상에나……. 깍두기 한 보시기랑 카스테라 두 조각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깍두기 때문에 저는 오늘 다이어트에 완전 실패했습니다. (누구에게 물어내라 할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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