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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아낄 걸 아껴야지.

by Asparagus 2008.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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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년 10월 5일 일요일 맑음

아침 먹고, 설거지 하고, 오전 내내 주방 치우고, 세탁기 돌리고 나서 어제 사온 덴파레 양란을 화분에 심었다. 색색 깔의 꽃이 참으로 아름답다. 멋진 화분이 탄생되었다. 심으면서 생각해도 꽃을 판 분이 너무 싸게 준 것 같아 고마웠다. 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오다. 텃밭에 가서 상추와 치커리, 케일 잎을 땄다. 제대로 잘 되어 다행이다. 東은 오전 내내 텃밭에 심어 놓은 팥을 뽑아 수확을 했다. 한 줌 정도 심었는데, 한 되 넘게 팥이 달렸다는 것이 신통하다. 엊저녁에 도토리 갈아 놓은 것으로 도토리묵을 만들었다. 음식 맛 칭찬에 인색한 東이 먹으며 한 마디 한다.

 

“지금껏 먹은 묵 중에서 오늘 만든 것이 가장 맛있다.”

웬일이지? 내가 만든 묵은 매번 같은 방법으로 만들었는데…….

아무리 '침묵은 금'이라지만 아낄 걸 아껴야지. 음식을 먹을 때는 "수고했다. 맛있다."라는 말은 필요하고 말고이다.

 

오후 4시에 양지 사거리에 똘이 내려 주다. 두 시간 후 전화가 왔다. 그저께 올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길이 엄청나게 밀려 오십분 걸리는 거리를 두 시간 만에 기숙사에 도착했단다. 연휴라고 전 국민이 여행만 다니나?

 

민식이를 보내고, 의류센터에 들러서 옷 몇 가지를 더 사고 집에 왔다. 뒷마당 쓸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벌써 밤이 되었다. 뒷마당에 떨어진 알밤을 한 냄비 삶았는데, 東은 밤이 잘다고 맛도 안 본다. 조그마해도 맛은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는 밤인데…….

 

옆 마당에 있는 느릅나무를 오늘도 한 가지 잘라 푹푹 끓여 반신욕을 했다. 느릅나무 우려 낸 물이 녹차를 풀어 놓은 것 같이 색깔이 곱고, 둥굴레 향처럼 구수한 내음이 난다. 반신욕을 하고 나니 하루의 피로가 다 풀렸다.

 

내가 너무 좋아하니 東이 말했다.

“네가 원할 때마다 느릅나무 잘라 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원 없이 해라. 느릅나무만큼 잘 자라는 나무도 없는 것 같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김동규 & 금주희노래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아 ~~~~~~~~~~~~~~~~~~~

아 ~~~~~~~~~~~~~~~~~~~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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