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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도토리묵국수 만들기

by Asparagus 2008.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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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도토리묵국수 만들기

'오크빌 전원마을' 이라고 그냥 지어진 이름이 아니네요. 이름대로 우리 단지는 수령이 아주 오래된 고목 참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가을이 되고부터 산책을 하다보면 단지내 도로에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것이 도토리입니다. 관리아저씨가 아침마다 도로를 쓸며 낙엽과 함께 도토리도 그냥 쓸어서 쓰레기더미에 버리대요. 오며가며 발밑에 떨어진 도토리를 조금씩 주워 모은 것이 반 되 정도 되었습니다. 옆집 아주머니는 십년 동안 이 마을에 살았어도 도토리묵을 만들 줄 모른다고 한번도 도토리를 줍지 않았다고 하네요. 내년에는 관리 아저씨가 빗자루로 쓸어서 버리기 전에 부지런히 주워 모았다가 이웃과 도토리묵 파티를 해야겠어요.

 

껍질 벗긴 도토리를 일주일 정도 물에 우려 놓았다가 갈아서 묵국수를 만들었습니다. 묵국수란 묵을 국수처럼 채썰어 다싯물을 부어 먹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묵국수 만들어볼게요.  

 1. 껍질 벗긴 도토리를 물에 담궈 놓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물을 갈아줍니다. 왜? 도토리의 떫은 맛을 우려내기 위해서...

 2. 도깨비 방망이로 도토리를 갈아줍니다.

 3. 삼베 주머니로 도토리가루를 걸러냅니다.

 4. 도토리가루를 걸러낸 후, 그 물을 그릇에 담아 하룻밤을 가만히 놓아둡니다. 

도토리 전분이 그릇에 가라앉을 시간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이튿날, 그릇을 살그머니 들어서 윗물을 조심조심 따루어 냅니다.

 5. 물을 다 쏟아붓고 나면 이렇게 그릇 바닥에 도토리 전분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6.가라앉은 도토리 전분을 숟가락으로 긁어냅니다.

 7. 생수를 도토리전분 양보다 1.5배 정도 부어 전분이 물에 잘 풀리도록 저어 줍니다.

 8. 도토리 전분과 물이 잘 섞여졌다고 생각되면,

 9. 그릇을 가스불에 올립니다.(지난 번에는 냄비에 부어서 했는데, 오늘은 바로 올려보았습니다)

 10. 도토리 전분이 가라앉아 눗지 않게 쉬지 않고 저어 줍니다.

 11. 도토리 전분이 수분과 어울어지며 죽이 되어갑니다.

 12. 죽이 다 되었습니다.

 13. 도토리 전분이 보글보글 끓을 때까지 좀 더 저어 줍니다.

 14. 밑면이 좁은 볼에 도토리죽을 붓습니다.

 15. 이렇게 적은 양으로도 도토리묵이 될까요?

  16. 빨리 굳게 하기 위해서, 도토리를 담은 볼을 물 담은 넓은 용기 위에 놓아둡니다.

 17. 두 시간 후, 도마 위에 볼을 거꾸로 엎으니 이렇게 도토리묵이 되었네요. 

 18. 도토리묵을 채썹니다. 묵 자르는 틀에 넣으면 단숨에 될텐데, 깜박 잊고 칼로 잘랐습니다.^^

 19. 그릇에 담아요. 제가 원했던 대로  이 인분입니다.

 20. 도토리묵이 굳어질 동안 다싯물을 만들어야겠지요.

재료는 두툼하게 썬 무 네 쪽, 홍고추 2개, 양파 반 개, 멸치 한 줌, 대파 2뿌리, 다시마 1쪽, 말린 표고버섯 두 개, 마늘 네 쪽. 

 21. 다 끓인 다싯물을 체에 걸러서 도토리묵국수에 붓습니다. 

 22. 도토리묵 위에 백김치, 총각김치를 채썰어 얹었습니다.

 23. 요기까지... 소량으로도 도토리묵을 만들 수 있는 법과 도토리묵국수 만드는 법은 끝이 나고,

 24.시식 시간

 25. 도토리묵 만든다고 야단법석? 사진 너무 많이 올렸다고 머라 하지 마이소~

이렇게해서 도토리묵은 백김치와 총각김치가 어울려 도토리묵국수로 탄생되었습니다.

지금부터가 본론인데요. 자랑을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요?

어쩔 수 없이 자랑하지 않을 수 없네요.^^

한울김치 회사에서 보내준 열무김치, 백김치, 깍두기에 이어 총각김치, 

입맛이 까다로운 東에게도 합격점 받고 있는 한울 김치를 매끼니마다 김치 포식을 하고 있는 중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일이? 제가 쓴 김치 이야기가 당첨되어 백김치 5Kg을 또 받게 되니, 한편으론 기뻤지만 한편으론 부끄러웠습니다.

'자취하시는 분이 받으셨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이번에 만난 백김치는 지난 번보다 더 맛이 있었습니다. 지난 번은 국물이 좀 달아서 경상도 사람 입맛에는 덜 어울렸거든요(우리 집 그 사람이요)

계절이 계절인 만큼 배추도 더욱 속이 꽉차서 우선 보기에도 더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백김치 국물맛이 더 깊고 시원하게 해 준 것은 미나리가 들어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한울 백김치랑 총각김치가 들어간 도토리묵 국수맛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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