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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마음 탐사 mind exploration/거꾸로 쓰는 육아 일기

졸업 사진

by Asparagus 2008.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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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동이 아들 졸업사진을 찍었던 때를 추억하며

 

돼지 졸업사진

빼빼로 같은 녀석의 아기적 별명은 돼지이다.  태어날 때 형은 2.2Kg, 이 녀석은 3.1Kg, 무려 형보다 900g을 더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붙여 준 별명이다. 또한 우윳병을 떼고 밥을 먹을 때부터는 시금치이건 파건 김치건 주는 대로 아무 거나 잘 먹어 주는 기특한 식성을 가졌던 녀석이다.

 "돼지야, 꽃돼지야, 도야지야!" 하며 기저귀를 갈아주었던 일들이 엊그제 같은데, 녀석은 자라 대학교 졸업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2006년 4월 16일 집에 왔을 때, 졸업 사진 찍기 위해 양복 사 입히고 넥타이 매어주고 해서 꼬마신사를 만들었다. 때마침 베란다에는 분홍 영산홍과 철쭉꽃이 한창이었다.

 

 

 

 

 

 

 녀석의 이니셜은 KBS이다. 우리 나라 공영 방송 KBS가 먼저 생겼으니, 저작권 침해에 속하나?

 

 그렇거나 말거나 울 돼지 이름 바꿀 수 없으니, 이니셜 KBS를 그냥 쓰지 않을 수 없네?

 

 

똘지 졸업사진

큰녀석의 아기적 별명은 똘지이다. 녀석의 하는 짓이 하도 똘방똘방해서 "똘방이"라고 지었다가, 쥐띠해에 태어 난 기념으로 수정하여 "똘쥐"라고 지었는데, 발음상 자연적 "똘지"가 된 것이다.

녀석은 초등학교 1학년 때만 돼지보다 성적이 좋았다. 그 이후 군대가기 전까지 늘상 돼지에게 밀림을 당했다. 겪어 본 사람만 알겠지? 난 쌍동이가 아니어서 서로 서로 비교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떤 마음인지 정말 모른다.

녀석들의 치열한 경쟁 의식이라니...

 

녀석이 대학교 1학년 때 동생 이야기를 해주었다.

"엄마, 고등학교 다닐 때 돼지가 음악 수행 평가 보고서 쓴 것 안 보여 줘서 얼마나 속 상한 줄 아세요?"

나는 형제간에 당연히 서로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그럴 줄 알았다.

왜냐하면 중학교 때 두 분 담임이 다 그러셨기 때문이다.

"댁의 아들은 학급 분위기 맨입니다. 댁의 아들 덕분에 우리 반 학생들이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 데요."

녀석들이 학교에 가면 인기 짱이라고 했다. 이유는 녀석들이 해 간 숙제 공책을 숙제 해 오지 않은 녀석들이 눈빠지게 기다렸다가, 한 명이 베끼면, 그 다음에는 네 명, 그 다음에는 여덟명... 이렇게 해서 그 반 학생들은 숙제를 다한다나 어쩐다나...

 

아니, 그래. 다른 이들에게는 너그럽고 푸근한 녀석들이, 형제끼리는 치열하다 못해 서로 잘하기 경쟁자인는 줄 까마득히 몰랐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늘 동생에게 밀렸던 형. 대학교 가서도 동생에게 밀린다고 생각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동생은 동생대로 스트레스였다고...

3학년 2학기 중간에 책보따리 싸서 내려왔다. 이듬해 2007년 3월 16일 녀석은 영장 받고 홀연히 군대에 갔다. 2년 세월이 흐른 후, 녀석은 4학년으로 복학했다. 그새 동생은 석사 3학기차로 접어들었고...

 

동생이 없는 학과에서 녀석이 드디어 과 수석을 했다. 녀석도 7학기만에 졸업을 하면 석사 과정에 들어간다.

 

졸입 사진을 찍기 위해 옷을 산다고 해서 사 주려니 극구 사양했다. (거참, 얼마나 섭섭하던지...) 다 컸다고 저 혼자 구색 맞춰 사 입고 왔다. 아들 사진을 찍어 주며 나도 한 컷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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