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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국화 향기로 차린 밥상

by Asparagus 2008.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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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5일 토요일 흐린 후 오후 늦게 비

한 달 만에 녀석들이 함께 집에 온다고 했습니다.

내년부터 한 녀석은 석사, 한 녀석은 박사 과정에 입문하게 되는 기념으로 국화와 장미로 저녁 식탁을 분위기 있게 차리려고 했습니다.

기숙사에서 식당밥 사 먹으며 공부하는 녀석들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저려 옵니다. 

 

 

  삼십년 전 결혼할 때 혼수품으로 장만했던 도자기 주전자와 조그만 잔들을 이용하여 미니화병을 만들었습니다.

 

 석, 박 합격을 기념하기 위해 아껴둔 와인을 꺼냈습니다.

 

 한울 포기 김치와 백김치를 가운데 두고...

 

 녀석들이 대문 열고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자마자 국과 밥을 담았습니다.

녀석들은 인사하고 차려진 식탁에 앉았습니다. 백김치 맛을 처음 보는 둘째 녀석이

"백김치에 멍게를 넣었어요?"

"아니, 뜬금없이 웬 멍게? 김치 담는데 멍게 넣는다는 소리 첨 듣는다? 맛이 어때서?"

"국물 맛이 정말 환상적이네요. 그런데, 한울 회사에서 엄마에게 왜 자꾸 김치를 보내 주세요?"

"응, 3개월간 모니터링 요원이잖아. 이 백김치는 보너스로 한 번 더 받은 것인데, 너 주려고 남겨 놓은 것이란다."

"한울 회사가 유명한가요?"

"앞으로 유명해 질 것 같네. 왜냐하면 한울 김치 먹어보니 정말 믿음이 가는 회사인 것 같아. 사람들이 알음알음으로 인기 있는 회사이더구나."

 

밥 먹는 내내 한울 김치 이야기만 하느라고, 녀석들의 코에는 국화 향기가 스며들지 않았나 봅니다.

저녁 먹고 나서 이렇게 말했지요.

"이 녀석들아. 엄마 정성도 좀 칭찬해 도고. 엄마 나름대로 국화와 장미 장식하느라 반찬 만드는 시간만큼 공들였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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