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 김치 담기
2008년 11월 16일 일요일 맑음
매운 맛이 나는 파김치를 東이 가장 좋아하는 밑반찬입니다. 텃밭에 심어 놓은 쪽파들이 김치 담그기에 적당하도록 잘 자랐습니다.
아침 나절에 파를 다듬어 주던 東이 한 마디 합니다.
"시장에서 크게 묶어 놓은 쪽파 한 단에 1,500원 하던데... 다듬으려니 지겨워 죽겠다."
아침 설겆이 하면서 속으로 빙긋 웃음이 나왔습니다.
"시장에서 할머니가 다듬어 놓은 쪽파 한 단에 천원하던데... 파 다듬기 지겹지요? 지난 수 십년 이 맘때쯤이면 파김치 좋아한다고 사서 다듬었을 때 얼마나 지겨웠을까요? 다 자기가 겪어봐야 얼마나 힘이 드는 지 알지.... 아무튼 다듬어 주어서 감사!"
東이 깨끗하게 다듬고 씻어 준 덕분, 올해 파김치 담그기는 식은 죽(?) 먹기가 되었습니다.
쪽파 김치 담그기 시작
깨끗이 손질된 쪽파 - 심어 놓고 돌볼 틈이 없어 그냥 두었는데 이만큼이라도 자라 준 것에 감사하며,
소금에 살짝 절여진 쪽파 - 흰뿌리가 많아야 파김치 맛이 더합니다. 뿌리가 길어지라고 흙으로 덮어 주었습니다.
마늘을 절구에 대충 빻습니다. 기계로 가는 것보다 수동으로 하는 것이 더 맛을 내게 합니다.
손으로 대충 찢은 마른 오징어 한 마리를 얼른 씻어 건져 놓습니다.
고춧가루, 마늘, 검은 통깨, 물엿, 멸치액젓, 진간장을 기호에 맞게 적당히 넣고, 마지막으로 오징어를 넣은 다음 버무립니다.
쪽파김치를 용기에 담고 꼭꼭 눌러 줍니다. 그런 다음 냉장고에 직행. 담은 순간부터 밥반찬으로 먹어도 되고, 일주일 정도 익혔다가 먹으면 쪽파의 매운맛이 사라지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쪽파김치로 탄생합니다. 쪽파에 비해 오징어가 더 많이 들어가버렸습니다. 오징어를 넣는 이유는 매운 파 맛을 중화시키기도 하지만, 파에서 나오는 수분을 마른 오징어가 흡수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쪽파가 매울수록 멸치액젓 많이 넣어서 시일을 두고 잘 익히면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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