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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식혜 (감주) 만드는 법

by Asparagus 2009.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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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 기름진 음식과 궁합이 맞는 식혜(감주) 만들기

인터넷으로 용인 장날을 검색하니 5, 10일 장이었습니다. 처음 가 본 용인장의 규모가 너무 커서 속으로 놀랐습니다. 대구 대신동 큰장만큼 규모가 컸던 것입니다. 그 곳에서 신기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할머니들이 멧돌을 돌려서 즉석에서 엿기름을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장날에 맞추어 집에서 직접 보리를 싹 틔워 가지고 와서 멧돌에 간다고 했습니다. 한 소쿠리에 3,000원 주고 샀습니다. 이튿날 감주를 해 보았습니다. 단 것을 싫어해서 설탕을 조금 밖에 넣지 않았는데도 깜짝 놀랄 정도로 감주맛이 좋았습니다. 이유는 아직도 서툰 내 요리법을 능가하게 만든 것이 바로 재료에 있었던 것입니다.

 

좋은 재료가 음식맛을 좌우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장날이 되길 기다려 한 번 더 가서 즉석에서 갈아 놓은 엿기름을 세 봉지나 사서 대구로 왔습니다.

 

감주 만들기

 1. 쌀 3인분을 씻어 밥이 고슬고슬하도록, 평소 밥하는 양보다 물을 적게 부어 밥을 해 놓습니다.

 

 2. 결이 고운 주머니(삼베 주머니 등)에 엿기름을 넣고 주물러 물을 받아 냅니다.

 

 3. 그 물을 밥 솥에 넣고 주걱으로 밥알이 풀어지게 잘 저어 줍니다.

 

 4. 주머니에 물을 다시 부어 손으로 치대면 뽀얀 물이 계속 나옵니다. 10인용 전기밥솥에 찰랑찰랑 하도록 우려내고 또 우려 내어 부었습니다. 전기밥솥을 보온으로 하고 다른 일을 했습니다.

 

 * 지금껏 친정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감주를 먹기만 했던 막내가 철이 들었습니다. 친정에 갖다 드리려고 한 쪽에 둔 엿기름입니다. 설날 선물로 엿기름을 가져다 주려고 생각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어요.

 

 * 보리를 싹 틔워서 즉석에서 갈아 놓은 엿기름을 들여다보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지 아직도 보리싹이 파릇파릇합니다.

 

 5. 오후 6시 8분, 오후 2시 14분에 보온으로 해 둔 밥솥을 열어보니 밥알이 알맞게 둥둥 떠있습니다. 밥알이 잘 삭았나 알아보려면 밥알 알갱이 하나를 손으로 비벼 봅니다. 매끄럽게 잘 비벼지면 발효가 잘 되었다는 뜻입니다. 약 4시간이 걸렸습니다.

 

 6. 찜통에 붓습니다. 너무 진해서 물을 좀 더 붓고 약 30분 정도 끓입니다. 끓이면서 나오는 거품은 숟가락으로 잘 걷어냅니다. 용기를 들어내기 전에 백설탕 100-200g 정도를 단맛 취향에 따라 적당히 넣어서 한 소큼 더 끓입니다.

 

 7. 감칠 맛이 나는 감주가 완성되었습니다. 잣을 준비해 놓았다가 몇 알 띄우면 보기 좋습니다. 

 

 8. 명절날 기름진 음식을 먹고 차갑게 식힌 감주를 마시면 속이 느끼하지 않고 소화가 잘 됩니다. 이렇게 좋은 전통 음식을 귀찮다고 잘 만들어 먹지 않았는데, 앞으로 가끔씩 만들어야겠습니다.

 

TIP : 밥알이 동동 뜨는 감주를 만드려면 보온밥솥에서 들어낸 감주를 끓이기 전에 밥알을 한 국자 정도를 들어냅니다. 냉수에 헹구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감주를 떠서 손님에게 내기 전에 건져 놓았던 밥알과 잣을 넣습니다. 감주 위에 밥알과 잣이 동동 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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