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국 끓이기
어제 산행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논두렁에서 냉이를 약 이십 분 정도 캤습니다. 냉이 뿌리를 보면 겨울이 얼마나 추웠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추울수록 냉이 뿌리가 땅 속 깊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아직 캐기엔 이른 계절이지만, 이상 기온으로 영상 12도가 넘어 땅이 녹아있어서 캐기가 쉬웠습니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달래, 냉이, 씀바귀 모두 캐보자."라는 동요를 부를 때마다, 이런 나물들을 캐는 것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전원에 살면서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갖게 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냉이를 캤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논두렁에 나는 냉이, 쑥, 씀바귀, 돌미나리 등등을 캘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입니다. 곧 봄이 올 것 같습니다.
캐는 즐거움을 맛보았다면, 그 다음은 수고로움이 반드시 뒤따릅니다. 이것이 세상 사는 이치이겠지요. 냉이를 물에 하루 정도 담구어 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요리 할 때 흙, 잔모래가 들어갈 수도 있거든요.
점심을 먹고 나서 어제 캔 냉이를 東과 함께 다듬으려고 하니,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안먹을란다."
"왜요? 다듬기 귀찮아서?"
"아니, 꽃다지가 들어가서..."
핑계도 좋습니다. 어제 냉이를 캐면서 잎이 너무나 어여쁜 꽃다지들도 눈에 많이 뜨이길래 열 포기 정도 캐서 넣었어요. 꽃다지를 한번도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먹을 수 있는 나물이라기에 그랬던 것인데...
아무튼 나물 다듬기는 매우 귀찮은 일입니다. 東은 <안 다듬어주고 안먹는다>고 마당으로 도망가버렸습니다.
'아, 미운 남자!'
점심 설겆이하며 혼자 쭝얼쭝얼하면서 다듬고, 씻어 데쳐 놓았습니다.
저녁식탁을 차리면서 혼자만 먹으려고 일부러 한 그릇만 떠놓았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며 이런 적 한번도 없었는데, 내가 왜 이러지?)그리고는 한 마디 했어요.
"먹는다고 하기만 해봐라."
아, 그랬는데, 냉이국이 얼마나 맛이 좋은지 도저히 혼자서는 먹지를 못하겠더라구요.
한 그릇 더 떠서 東 앞에 놓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기다렸다는 듯이 숟가락을 듭니다.
"맛있다. 그런데 좀 싱겁다."
성의도 몰라주고, 맛 평가는 늘 이렇게 어이없게 합니다.
제가 끓였어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내일은 냉이 캘 목적으로 산보를 해야겠습니다.
냉이국 맛있게 끓이기
1. 냉이를 대충 씻은 후, 물에 몇 시간 정도 담구어 놓습니다. 이유 : 잔뿌리에 있는 흙을 제거하기 위해서
2. 마른 잎을 떼어내고 굵은 뿌리는 세로로 길게 찢어 줍니다. 다듬은 냉이를 다시 씻으며 뿌리끼리 비벼가며 씻습니다. 이유 : 뿌리와 잎 사이에 붙은 흙과 모래를 제거하기 위해...(대충 씻으면 안되어요)
3. 냄비에 물을 미리 올려 놓고, 보글보글 끓으면 냉이를 넣고 2분 정도 데칩니다.
4. 들어내어서 다시 냉수에 두 번 정도 깨끗이 씻습니다.
5. 냄비에 부어 놓은 물이 끓으면 잘게 썬 소고기 60g 정도를 넣습니다. 그 다음 콩가루에 조물조물해 놓은 냉이, ,마늘 세쪽을 다져 넣고 끓어 오르면 꽃소금을 넣어 10분 정도 더 끓입니다. (뿌리가 물러질 때까지...)
6. 완성된 냉이국입니다. 맛이요? 너무 담백하고 구수해서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냉이에 대해 더 알아보기
*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식품
향이 좋은 봄나물의 대표인 냉이는 한약 재료로 사용될 정도로 약용이 뛰어나며, 영양적으로도 뛰어난 식품이다.
* 영양 성분
채소 중에서 단백질의 함량이 가장 많이 함유. 칼슘과 철분도 많이 함유되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
비타민 C가 다량으로 함유, 칼륨 성분이 많음. 아세틸콜린, 콜린, 티라민 등 많은 특수성분이 있어 약리 효과가 높다.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으며 특히 푸른 잎 속에는 비타민A가 많아 봄철 춘곤증 예방에도 좋다.
*한방으로 본 냉이의 효능
중국에서는 제채(薺菜)라고 부를 정도로 냉이는 옛날에 나물보다는 약초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본초강목』: ' 냉이는 경기하는데 좋고 뱃속을 고르게 하며 오장에 이롭다. 또 겨울에도 냉이 죽을 먹으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간을 도와서 눈이 밝게 해 준다'고 기록.
『동의보감』: ' 냉이로 국을 끓여 먹게 되면 피를 끌어다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해준다.' 고 기록.
- 간에 쌓인 독을 풀어 주고 간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하게 하게 해주는데 도움을 준다.
- 냉이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칼륨 성분이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 비위를 이롭게 해 한방에서는 소화제, 지사제로 사용한다.
- 지혈효과가 있어 보혈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 냉이는 이뇨효과가 있어 부종이 있는 사람이 섭취하면 좋다. 특히 뿌리는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 냉이 꽃말 : 봄색시,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
♣ 냉이는 2월 3일의 탄생화입니다. 탄생화에 따른 성격 : 당신은 정열적이고 굽힐 줄 모르는 강한 힘이 있지만 때때로 에너지 부족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라고 하는군요.
♣ 황새냉이 꽃말 : 사무치는 그리움
♣ 황새냉이는 3월 7일의 탄생화랍니다. 탄생화에 따른 성격 : 당신은 소극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뜨거운 열정을 지니고 있어 타오르기 시작하면 자칫 경솔하게 행동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라고 하는군요.
♣ 식물의 특징 :
냉이 Capsella bursa-pastoris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겨자과의 두해살이풀.
5월에서 6월사이에 흰색 꽃이 피어난다. 십자화(十字花)가 많이 달려 총상꽃차례[總狀花序]를 이룬다. 꽃받침은 4개이며 긴 타원형이다. 꽃잎은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을 하고 있다. 6개의 수술 중 4개가 길며, 1개의 암술이 있다. 열매는 편평한 거꾸로 된 삼각형 모양이 마치 부채를 펼쳐 놓은 듯이 앙증맞게 보인다. 아주 조그마한 점같은 씨앗이 소복히 들어있다.
황새냉이꽃은 5∼7월에 흰색 또는 붉자주색r꽃이 핀다. 냉이보다 크고 냉이는 잎이 작은데 비해 황새 냉이는 잎새도 더 크고 뿌리도 아주 길고 크다.
그런데, 저 위의 탄생화에 따른 논냉이는 어떤 냉이인지?
냉이도 종류가 많다, 식물에 대해 더 공부한 다음에 논냉이를 찾아내어 한번 관찰해 보아야겠다.
♣ 한방에서는 :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제채(齊寀)라 하여 약재로 쓴다. 꽃이 필 때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풀로 쓴다. 약효는 지라(비장)를 실하게 하며, 이뇨, 지혈, 해독 등의 효능이 있어 비위허약·당뇨병·소변불리·토혈·코피·월경과다·산후출혈·안질 등에 처방한다. (허준의 동의 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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