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30일 금요일 맑음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였다. 아침 먹고 10시 25분에 집을 나서다. 집 앞에 보이는 산세와 지형을 둘러보기로 했다. 차로 5분 정도 운행 후 냇가 길 가장자리에 주차하고 논두렁을 걸어서 산으로 들어갔다.
10:30
5분쯤 오르니 양지바른 곳에 묘지가 나타났다. 묘소 주변 손질을 참 잘 해 놓았다. 깨끗한 묘소를 보면 기분이 좋다. 후손들이 잘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모롱이에 서서 주변을 관망하다.
주차해 놓은 냇가와 저 멀리 산 기슭에 우리 동네가 보인다.
집 뒤로 보이는 산세
산을 좀 더 오르다 뒤돌아보니 우리 마을이 좀 더 멀어지고 저 멀리 산허리들이 아득하다.
줌인하여 본 우리 마을과 파인빌
앞 서 가던 東의 행동이 수상하다. 뭐하지?
가까이 가서 보니 GPS를 켜서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잠시 받아서 발 아래 놓고 위치를 파악해 보았다. 8년 전에 구입한 것이다. 이것만 있으면 길 잃을 염려가 없다고 애지중지하는 東의 소장품 중 하나이다. 낡고 낡은 흔적이 뚜렷하네?
완만한 산길을 걷는 중 80%정도 되는 급 경사 언덕을 만났다. 사진으로는 표가 나지 않네? 東이 내 미는 곡괭이를 잡고 겨우 올랐더니, 그 다음부터는 다시 완만한 산길이 이어졌다. 산속에 평지가 나타나고 이어서 어김없는 묘지가 나타났다. 비석을 보니, 어머? 昌寧 曺 문중산이었다. 이런, 선조님들을 만나다니...
선조님의 묘비
선조님의 묘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또 할아버지... 윗대의 몇 대 조상이실까? 그래서 족보가 필요하다. 친정에 가면 꼭 확인해 보아야겠다. 산길을 걷고 있는데 왠 굉음이 들린다. 좀 더 걸어가서 소리나는 쪽을 보니 계곡 하나를 포크레인 두 대가 파헤치고 있다. 어떤 용도로 파헤치는지 이 다음에 오면 알 수 있을까?
사람의 손길에 의해 드러난 황토 흙 색깔이 너무 고왔다.
산은 점차 가팔라졌다. 저 멀리 이상한 집 같은 것이 보였다. 산 중턱에 경비초소가 있나? 하면서 가까이 가서 보니, 사람이 잘라 놓은 듯 네모 반듯한 돌이었다.
멀리서 꼭 경비초소처럼 보였던 돌
눈이 없으면 저 위에서 쉬어갔으면 좋을듯한 반석이다.
앞에서 본 반석을 뒤로 돌아가보았다.
나무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여름에 멋진 식탁 겸 휴식터가 될 듯하다.
대부분의 나무 수종들이 굴참나무와 상수리 나무, 진달래이고 소나무는 군데군데 밀집해 있다.
O자 형으로 휘어진 소나무 모습이 신기하다. 어쩌면 저렇게도 자랄까?
사람이 일부러라도 이렇게는 못 휘어 놓을 것이다. 어떤 자연 환경이 되어야 이렇게 휘어질 수 있을까?
12:28 드디어 산 봉우리 하나에 다 올랐다. <제 1봉우리>
나뭇가지들 사이로 우리 동네가 또렷이 보였다. 산꼭대기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번에는 東이 빈 베낭을 메고 왔다. 내 베낭에서 바나나와 보온병에 넣어 온 숭늉을 꺼내었다. 산 위에서 마시는 숭늉 맛. 정말 따뜻하고 속이 다 편안해 진다.
산꼭대기에도 이런 평지길이 나 있네?
산 위를 오르면 오를수록 이렇게 얌전히 실례해 놓은 토끼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눈에 뜨인다.
토끼는 생김새만큼 이것도 귀엽구나.
12:51 <제 2봉우리> 정상 표지석이 다 낡았다. 손으로 음양을 쓰다듬어 보니 해발 402M 이다.
제 2봉우리 정상에서 폼 잡다.
그런데, 이럴 수가? 왜? 무엇때문에? 정상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이렇게 무참하게 베어 놓았다.
멀리서 보고 왜 고사했지? 해서 다시 가 보고서야 나무를 잘라 놓은 것을 알았다.
산 정상에서 바라 본 마을 전경
소나무 사이로 우리집이 어렴풋이 보이네?
숨은 그림찾기 - 눈에 제일 잘 들어오는 집이 우리 집
나뭇가지 가운데로 보이는 집 (힌트 - 하얀 기둥)
내려 오며 만난 돌들
나무와 돌
열심히 탐사하는 東
계곡에는 이리도 어여쁘게 제 몸을 구부려 겨울 나기를 하고 있는 고사리
14:00 하산 논두렁을 먼저가던 東이 구부려 무엇을 하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냉이를 캐고 있다. 나도 동참하여 한 끼 분량만 캤다. 오늘 날씨는 겨울 같지 않게 너무 포근한 탓인가? 성급한 냉이들은 벌써 꽃봉오리들을 달고 있다.
집에 와서 늦은 점심을 먹다.
반성 : 아침에 출발 할 때. " 김밥으로 점심 살까요?" 했더니 "얼른 갔다 오지, 뭐." 이랬다. 매번 東의 말투가 그런 것인 줄 알면서도 그냥 갔던 내가 잘못이다. 이 다음부터는 무조건 점심을 가지고 가자.
내일 일용할 냉이를 물에 담구어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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