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 식단 차리기
지난 봄부터 주말이면 양지에 와서 식물들을 돌본 결과, 이렇게 푸짐한 무공해 식품을 마음놓고 먹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주말마다 전국으로 놀러 다닐 동안, 우리 부부는 그 먼길도 마다않고 와서, 기꺼이 즐기며 가꾼 것입니다.
그 덕분, 주말마다 양지에 오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차려줍니다. 문제는 푸성귀를 손도 대지 않거나, 먹더라도 기껏 흉내만 내며 깨짝깨작 먹는다는 것입니다. 즉 어렸을 때부터 먹어왔던, 눈에 익숙한 것만 먹는다는 것이지요. 먼훗날 손주를 보게 된다면 아기때부터 무조건 이것 저것 먹게 키워 볼 생각을 마음 속으로 살짝 가져 봅니다.^^
(전 나중 울 아이들이 사회 활동때문에, 아기를 못 키워 절절 맨다면 과감히 제 모든 사회 생활 벗어 던지고, 오로지 아기들을 키워주려고 합니다. 저의 오랜 생각입니다.)
붉은 깻잎은 우리 나라 토종 들깻잎인 차즈기인데, 한방에서는 자소엽이라고도 합니다. 향이 좋고, 음식 부패를 막아 준답니다. 곰발바닥 같이 생겼다는 곰취, 된장과 함께 쌈으로 먹으면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쌈이 됩니다. 새깃털 닮은 왕고들빼기는 텃밭에서 절로 나서 자라는 것입니다. 쌈으로 먹는다는 것을 올해 처음 알았어요. 맛을 들이니 왜 진작 먹는다는 것을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맛이 좋습니다.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하는 가지, 호박잎, 야콘잎을 쪄서 먹어요.
야콘잎도 먹는다기에 실험삼아 처음 먹어 보았어요. 약간 쌉싸름하지만 먹을만 했습니다.
깻잎과 상추, 상추와 치커리, 쌈추는 장마에 거의 다 녹아버렸어요.
오리 훈제만 농협마트에서 구입하여 후라이팬에 살짝 구웠어요. 아참, 무공해 자두 - 벌레도 먹고 사람도 먹으려 했는데, 이번 장맛비에 대부분 다 떨어져서 기껏 스무개 정도 수확했어요. 지난 주에 따는 것이 적기인데 나무에 좀더 두면 맛있을 것 같아서 그냥 두었다가... 씨앗 파종과 수확 적기를 잘 맞추는 것이 명품 농부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명품 농부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습니다.
고추랑 당근, 당근 잎은 깨끗이 씻어서 우유에 갈아 걸러서 디저트로 먹어요.
감자 으깬 것이랑, 오이, 갓끈동부콩, 파프리카, 당근에 마요네즈를 섞어요.
길다란 갓끈동부콩 꼬투리를 잘게 썰어서 가스불에 익힌 후에 함께 섞으면 됩니다.
셀러드(버무리)가 되었습니다.
2,000원짜리 수박 모종 한 포기 심어서 달랑 한 개 땄습니다. 그래도 대박난 것입니다.^^
나름대로 엄청 커서 1/4 조각으로 식구들이 포식 했어요. 워낙 소식가들이어서...
땅이 이렇게 정직한 줄 미처 몰랐습니다. 자신이 부지런하기만 하면 자연은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베풀어 줍니다.
"나는 도시에서만 자라서 농사 못짓는다. 힘든 일 자청하여 뭐하러 그렇게 하나? 시장가면 다 사먹을 수 있는데... 천원 주면 상추 한 소쿠리 준다. 다 다듬어 놓은 것 사면 얼마나 쉽나?"
이러는 분이 있는 반면, 도시에 사시는 우리 친정 어머니는 땅만 있으면 씨앗을 뿌리고 가꾸셨어요. 그 옛날에는 그런 어머니를 이해 못했는데, 어느덧 저도 이렇게 하며 살고 있습니다. 보면서 배운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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