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이 걸어오다
드디어 겨울방학 하다. 지난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부터 정신 없는 일과들.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하루도 쉴 틈 없이 달려온 것 같다.
11시에 종업식하고 11시 30분이 되어 학생들을 급식소에 데리고 가서 점심을 먹인 후, 교실에 와서 한 시간 공부 더 가르치고, 생활 계획표를 한 명 한 명에게 나누어 주었다. 책상 위에 두고 그냥 가는 깜빡이 학생이 생겨날까봐 일일히 확인하여 귀가를 시키고나니 드디어 해방이련가 싶었지만, 회의를 두 번이나 하고 나니 오후 3시.
지난 20일간 사이버 연수 받은 것, 온라인 시험 60분 치르고 나니 오후 4시, 그때부터 마음이 바빠졌다. 교실 정리 정돈을 서두르고 있는데, 벌써 휴대폰이 울린다.
東이 교문 밖에 데리러 온 것이다. 집으로 챙겨갈 책들을 제대로 챙겼는지도 모르겠다. 4시 40분에야 교실 문을 잠그고 퇴근했다.
'아참, 각종 세금 영수증을 잊고 가져 오지 않았네? 다시 돌아서 가지러 갈 수는 없고, 천상 연체료를 물 수 밖에...'
올라가는 중부 내륙 고속도로가 비교적 한산하다. 그러나 경기도로 들어서고 덕평에서부터는 어김없이 정체되는 고속도로, 지리를 모를 때는 양지 인터체인지까지 지겹게 갔지만, 덕평 인터체인지에서 내려서 국도로 가면 밀리지 않고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언젠가부터 알게 되었다.
어둠이 내린 양지 마을에 들어서니 가로등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옆집 깜순이도 짖지 않았다. 거실에 짐을 풀고 저녁을 준비하여 먹고 나니 8시. 집안을 둘러보는데, 東이 아들 마중을 나간단다.
"아니? 아까 나랑 통화할 때는 실험실 식구들과 이브를 보낸다고 하던데?"
몇 십 분 뒤,
"까꿍?"
똘지가 현관에 들어섰다.
"와, 크리스마스 선물이 들어오셨네? 너가 바로 엄마에게 주는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 고마워."
2009년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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