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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20100116 전통 5일장 용인 백암장 구경하기

by Asparagus 2010.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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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6일 토요일 맑음

오늘은 백암장날(1, 6일장)이다. 시골 생활에 적응하려면 장날을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처음 가는 곳이어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5일장은 각 지방마다 한 두 가지 특색이 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니 추천을 가장 많이 한 것은 순대이다.  순대맛은 어떤 것일까? 기대하며 집을 나섰다. 

양지 인터체인지 4거리에서 17번 국도 진천・죽산 방향으로 5분 정도 직진해 가다가 우회전했다.

 우회전하니 죽 벋은 가로수가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무슨 수종이지? 잎이 무성해지면 운치 있는 길이리라.

  백암 사거리에 들어서니 저 멀리 농협 등이 나오며 백암장터가 보였다. 도로가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오후 12시 30분이 좀 넘었는데 손님들은 벌써 다녀갔는가? 장 보러 온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아 추운 날씨에 장분위기가 더욱 썰렁해 보여 난전을 지나가기가 미안할 정도이다. - 모델 된 東과 옛날 과자

 옷값이 이렇게 싸면 원가는? 만원짜리 옷들이 즐비한 난전 옷들, 사는 사람 한 명도 없다.

옛날 과자 난전 앞을 지나가며 되돌아 올 때 사려고 했는데 다른 길로 오느라 깜빡 잊고 못샀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파래 가루 묻힌 세모 과자와 하얀 설탕 바른 돌돌 말린 과자를 사오시는 날은 얼마나 행복했던가?

한과 강정 파는 난전도 그냥 지나고, 채소류 난전에서 시금치4,000원, 곰치미역 한 묶음 2.000원, 미나리 한 묶음 4.000원, 쌈배추 1.000원, 깐 마늘 3,000원, 한 아름이나 되는 대파 한 묶음 3.000원, 귤 5.000원, 딸기 5.000원, 단감 5,000원을 샀다.

 

東은 할아버지가 파는 농기구류를 둘러보더니, 삽질 하다 부순 삽을 고친다고 삽자루와 괭이 자루를 샀다.  

東이 산 것을 차에 갖다 놓으러 갈 동안 나는 인터넷에서 본 순대집을 물어서 찾아갔다.

과일 파는 아저씨에게 집을 물었다.

"여기 중앙 순대집이 어디 있어요? 순대맛이 유명하다면서요?"

"맛이 유명은 뭐...,  중앙 순대집은 없고, 저 길 돌아나가면 중앙식당이 있어요."

'아니, 유명하지 않다고? 그럼 헛걸음 아냐?'

 돌아나가도 보이지 않았다. 한번 더 물어서 길 하나를 또 돌아나가니 저 멀리 중앙식당이 보였다.

 어디 가도 원조가 있네?

소문과 달리 식당 안은 텅 비어있다, 아니 한 가족만이 오붓하게 식사를 하는 중이다.

원조 순대를 만드시는 주인 할머니가 주방에서 순대를 썰어 주는데 너무 무뚝뚝하다.

장날이면 앉을 자리도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는데, 오늘은 손님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무뚝뚝한 표정을 보니 식욕이 사라졌다. 식당 안도 정감이 가지 않았다. 한 팩(7.000원)을 포장하여 나왔다.

 

집에 오니 세 시이다. 팩 속에 담긴 순대가 식지 않고 따뜻했다. 식탁에 사온 팩째로 차렸다.

 소금 대신 새우젓? 순대 속이 우리가 보통 먹는 순대랑 너무 다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더니, 그 무뚝뚝한 주인 할머니에게 들은 것이 아니고 인터넷에 올려진 순대 속 내용물은 양배추・숙주나물・부추・양파・호박 등의 야채를 다듬고 돼지 머리고기와 후지(뒷다리), 선지, 불린 찹쌀을 갈아서 양념을 한 뒤 내장 속에 넣고 찜통에 쪄낸 것이라고 했다.

 

순대를 먹으니, 지금까지 먹었던 순대맛과 너무 차이난다. 뭐랄까? 일반 순대처럼 겉껍질이 질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두피처럼 물렁해서 순대 씹는 맛이 나지 않았다. 야채등 속도 매우 부드러워 치아가 좋지 못한 사람들이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속이 아주 심심해서 포장해 준 새우젓에 찍어서 먹었다. 맛이 순하고 담백하다.

 

독특한 음식맛은 명성이 날 만도 하다. 다음에 다시 갔을 때 주인 할머니가 손님에게 좀 웃어주면 금상첨화이련만...

 

이 다음엔 이천 장을 둘러보아야겠다. 이천 장날은 언제인지 또 알아내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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