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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건강 약차

은근히 단맛 나는 무거운 차 - 느릅나무차

by Asparagus 201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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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나무차

집 마당에 느릅나무가 두 그루나 있습니다. 앞 마당에 한 그루, 뒷마당에 한 그루.

처음 이사 와서 아름드리 자라는 나무를 전지하여 버린 가지가 1톤 트럭으로 한 차 정도쯤 되었습니다. 진흙 속의 진주라는 속담처럼 집안에 이렇게 좋은 나무가 있어도 그 진가를 몰랐습니다.

 

왜 무거운 차라고 이름 붙였는가 하면, 생수에 느릅나무피를 넣고 달이면 점액이 생겨나서 물이 아주 끈적끈적해집니다. 컵에 물을 따루면 물이 무겁게 느껴져요. 물맛도 은근히 단맛이 나서 마시기가 좋습니다. 

 색깔도 진홍색으로 곱습니다.

 

 

지난 가을에 전지한 가지를 잘라서 지금까지 끓여 먹었더니, 그만 차 재료가 떨어졌습니다. 東이 앞 마당 담장 가에 있는 느릅나무 가지를 자르러 갔습니다. 

첫해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고 기둥만 남기고 목을 댕강하였습니다. 곁의 소나무가 자라는데 방해를 한다고...

한 해 만에 곁가지를 벋어서 자란 것 좀 보세요. 느릅나무는 자가 치료 하는데 탁월한 성분을 가졌나 봐요.

자기 몸에 상처가 나도 금새 아물고 씩씩하게 자라요. 

 東이 또 무지막지하게 댕강하여서 마당으로 던졌습니다. 불쌍한 느릅나무.

그래도 사람에게 좋은 성분을 나누어주니 고맙기 그지없는 나무입니다.

東이 저녁 먹고 나더니 칼로 껍질을 벗겨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줄기째로 차를 끓였는데, 껍질에서 점액성분이 우러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속나무는 버리고 껍질만 말려 두고 한 주먹씩 주전자에 넣어 끓이면 됩니다.

잔 가지는 그냥 끓입니다. 주전자에 재료를 넣고 세 번 정도까지 끓여도 점액성분이 우러나요.

 바싹 말려서 끓여도 끈끈한 점액성분이 우러나니 참 신기한 나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참, 느릅나무 껍질(유근피) 효능이요.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효능이 무궁무진해서 올리기가 오히려 겁이 납니다.

뭐 만병통치 수준쯤 되는 민간요법 나무입니다. 가장 효험이 있는 것은 비염, 축농증, 위장과 관련된 모든 병 등에 꾸준히 달여서 마시면 좋다네요. 오래 먹어도 부작용이 없어서 식약청에서는 식품으로 분류해 놓았어요.

 

제가 그간 생체 실험 한 것을 요약해 드립니다.

1. 전지한 나뭇가지랑 나뭇잎을 푹 삶아서 반신욕을 합니다. 피부가 끝내주게 좋아져요.

2. 차로 끓이고 난 찌꺼기를 꾹 짜서 그 물로 얼굴 팩을 합니다. 피부가 처음에는 끈적하지만 이내 다 스며듭니다. 팩을 하고나서 세수를 하지 않아도 되어요. 화장수 대용입니다. 얼굴 피부가 보들보들, 매끌매끌, 탱글탱글해져요. 피부 모공이 줄어든대요. (물론 차 끓여 놓은 물을 마시다가 그냥 얼굴에도 마사지 하면 됩니다.)

3. 봄에 새잎이 파릇파릇 돋으면 훑어서 깨끗이 씻어서 밥 할 때 함께 얹습니다. 그럼 녹차밥? 아니 느릅나무잎 밥이 되어요. 밥맛이 좋아요.

 

아무튼 효능이 무궁무진한 느릅나무, 겉보기엔 나무 껍질이 거므티티하고 혹이 울툭불툭 생긴 볼 품이 없는 수종이지만, 최고의 나무라 칭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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